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교사 사뮈엘 파티(47)를 살해한 범인이 교사의 수업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와 사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결이 의심되는 단체들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일 현지 경찰은 살해 용의자인 압둘라흐. A(18)가 범행 전 파티가 가르치는 학생의 아버지와 접촉했던 정황을 포착했다.
압둘라흐A와 문자를 주고받은 학부모는 프랑스 미디어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표현한 활동가와 함께 파티를 겨냥한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를 발행해 처벌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파트와는 이슬람 율법에 나오지 않는 행위에 대해 권위 있는 이슬람 법학자가 내리는 유권해석을 뜻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슬람 신자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두 사람이 체포됐으며, 이들이 테러 단체와 연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살해된 교사 추모 집회에 수천명 모여 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 발생… 마크롱 ‘이슬람 테러 공격’
지난 주말 프랑스 시민 수만 명이 거리에 나와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참여했다. 파티가 살해된 파리 북서쪽 교외에서는 20일 저녁 ‘침묵의 행진’이 있었다.
한편, 경찰은 19일 이슬람 네트워크 40여 곳을 연쇄 압수수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설립자의 이름을 딴 이슬람 단체 ‘셰이크 야신’이 이번 테러에 “직접 연루됐다”며 단체 해산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유럽 내 최대 규모인 프랑스 이슬람 공동체를 급진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 리더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혐의로 구금된 16인 중 한 명이다.
압둘라흐의 할아버지, 부모, 17세 형 등 6명은 현재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살해된 교사의 학생 4명은 아직 구금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다르마냉 장관은 자선단체와 NGO 등 프랑스 이슬람 단체 51곳이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 정부 당국의 감찰을 거친 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살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 80여 명도 경찰에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프랑스 당국은 20일 파리 북동부 교외 팡탱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을 21일부터 6개월 동안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원은 사건 전날 자체 페이스북 페이지에 해당 학부모가 파티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학교 주소가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사원 측은 현재 영상을 삭제하고 ‘유감’을 표했으며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앞서 교사 사뮈엘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무슬림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수업 시간에 보여줬다가 지난 16일 파리 근교의 한 길거리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파티를 살해한 압둘라흐 A는 체포 과정에서 사살됐다.
둘로 갈라진 프랑스
BBC 분석: 루시 윌리암슨 파리 특파원

대중의 분노 속에서 프랑스는 둘로 나뉘었다. 이곳에선 ‘세속주의’와 ‘언론의 자유’ 관해 프랑스의 룰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내 이슬람교 응답자 약 29%는 이슬람이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런 반응은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그 수치는 25세 이하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물론 폭력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다. 그러나 프랑스 일부 지역의 교사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견해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국가 가치에 대항하는 반대 목소리의 뿌리를 살펴보면 꽤 복잡하다. 해외에서의 갈등, 인종 차별, 기회 부족, 정부 정책 등이 모두 얽혀있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가치가 자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지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공격이 있기 전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분리주의’를 해결할 새로운 법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법이 커지는 문제점들을 해결해줄지 아니면 갈등의 골을 더욱더 깊게 할지는 미지수다.
사뮈엘 파티는 왜 공격을 받았나?
19일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의 장-프랑수아 리카르 검사는 사뮈엘 파티가 10월 초에 ‘언론의 자유’에 관한 수업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만화를 보여준 이후 위협의 대상이 되었다고 전했다.
파티는 역사지리교사로 무슬림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되면 교실을 나가라고 조언했다.
리카르 검사는 파티를 살해한 범인이 16일 오후에 학교로 가서 학생들에게 선생님을 지적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범인은 퇴근해 집으로 향하던 파티를 따라가 그를 공격했다.

20일 저녁, 파티가 근무했던 학교가 위치한 콩프랑 생토노린에서는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침묵의 행진’이 열렸다. 이에 앞서 프랑스 의회는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파티의 가족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한다.
고인에게는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예언자 무함마드를 묘사한 이미지를 금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민감하다. 풍자 전문지 ‘샤슬리 에브도’가 예언자 무함마드를 다룬 만화를 출간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2015년 이 잡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돼 총기 테러를 당했다. 잡지사 사무실에서 12명이 살해됐으며 관련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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