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는 반정부 단체와 이스라엘 정부가 원격조종 기관총으로 이란의 최고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를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파크리자데는 차량을 타고 이동중 테헤란 동서부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안보회의 의장은 이번 공격에 “전자 장치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파크리자데가 생전 몰래 핵무기 개발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아직 이번 사건 개입 의혹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핵과학자 피격 사망…’테러 공격’ 이란, 미 항공모함 모형에 미사일 발사 트럼프는 이미 세상을 변화시켰다
2000년대 초,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해왔다.
과학자는 어떻게 암살당했나
파크리자데가 원격조종 기관총을 이용해 암살당했다는 이란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존 보도와는 다르다. 이란 정부는 사건 직후 파크리자데의 경호원과 저격조 간의 총격전이 있었고 그가 근거리 사살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통적인 부분은 그가 이란 수도 테헤란 동쪽 지역인 아브사르드로 향하던 중에 수많은 총탄이 그의 차량에 쏟아졌다는 거다. 그의 차량 근처에 있던 닛산 픽업트럭도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는 폭발 잔해와 무수한 총알이 관통한 차량이 피투성이가 된 도로 위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이 등장했다.
사건 보도 이후 몇 이란 언론은 파크리자데가 “원격 조종 기관총”에 의해 사살됐다고 보도했고, 이번 암살에 사용된 무기가 위성을 통해 원격 조종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리고 30일, 샴카니 의장이 파크리자데의 장례식에서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원격으로 이뤄졌다며 ‘특이한 방법’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번 작전은 매우 복잡하며 전자장치가 사용됐습니다. 당시 사건 현장에 저격조는 없었습니다.”
그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의 반정부 단체인 무자헤딘 에 칼크와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하지만 엘리 코언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암살의 배후가 누군지 모른다”고 부인했다.
반면 이란 핵 활동을 추적해온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리 소식통은 뉴욕타임스에 “파크리자데가 추진해온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위협적인 존재”라며 “전 세계는 이스라엘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중동에서 기관총을 포함한 다양한 무기가 원격으로 조종된다고 보도했다. 원격 조종 무기는 이 지역에 있는 군인 뿐 아니라 무장세력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프랭크 가드너 / 안보 특파원
이란의 최고 핵 과학자가 어떻게 암살당했는지에 대해 상반된 보도가 나왔다.
기존 보도는 12명의 무장 저격조가 도로에서 파크리자데 경호원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근거리 사살했다고 말했다. 원격조종된 차량과 원격조종된 총으로 암살 작전이 이뤄졌다는 이후 보도는 불가능하진 않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암살단이 임무를 완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목표물 가까이 있어야 한다. 만약 기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란 정부는 자국 핵심 과학자가 무장 경호원을 대동하고도 대낮에 수도 인근에서 살해됐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은 이란 안보 책임자들에게 큰 패배라는 거다. 이들은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왜 파크리자데인가?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 과학자이자 이슬람 혁명 수비대 (IRGC)의 고위 장교였다.
그는 오랜 기간 서구 정보기관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인물로 거론됐다.
이스라엘이 2018년 비밀리에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이끌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파크리자데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4명의 다른 이란 핵 과학자들을 암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암살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내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2015년 이란핵협정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종지부를 찍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란핵협정을 탈퇴했다. 그리고 이란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협상을 강요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했다.
그러자 이란도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는 등 단계적으로 이란핵합의 이행을 감축하는 조처를 밟아왔다. 농축 우라늄은 원자로 연료를 만들기 위해 쓰이기도 하지만 핵폭탄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
- 애플, ‘아이폰 방수기능 과장 광고’.. 이탈리아서 132억원 벌금
- 코로나19 계기로 ‘주4일 근무제’ 실험하는 회사
- 코로나 계기로 ‘주4일 근무제’ 근무 실험하는 회사
- 북한의 코로나 19 대응 어느 정도기에, 국정원은 ‘비합리적’이라 했나?
- 코로나19: ‘휴전선과 해상에 봉쇄장벽 구축했다’는 북한의 대응..국정원은 ‘비합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