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를 맞고 있는 한 고령층 여성
주사를 맞고 있는 한 고령층 여성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코로나19 증상에 대해 95%의 보호 효능을 제공하는 이 백신이 다음 주부터 배포된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1차 투약 물량이 이미 영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앞으로 80만 회 접종량도 곧 도착한다고 밝혔다.

매트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접종 차례가 되면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서 연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주사는 면역이 가장 절실한 요양원의 노인 등에게 먼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 80세 이상과 의료종사자에게 접종이 진행된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옥스포드 백신을 ‘실수’로 적게 주사하자 효능이 더 좋았던 이유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병원은 이미 이런 제반 시설을 갖췄기에 백신 낭비를 막기 위해 최초 접종은 병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사망자 648명, 확진자 1만 6170명이 발생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낙관주의에 사로잡히지 말거나 우리의 투쟁이 끝났다는 순진한 믿음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만들었지만 물류상의 주요 난제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역사상 가장 빨리 개발된 사례로, 통상적으로 10년 가까이 걸리는 백신 개발 과정을 단 10개월만에 완료했다.

영국은 2천만 명에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접종 물량 4천만 개를 주문했다.

핸콕 장관은 “벨기에서 백신이 최대 속도로 만들어져 나올 것”이라며, 다음 주에 백신을 운반하며 12월 중으로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은 끔찍했지만 2021년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Analysis box by Nick Triggle, health correspondent
Analysis box by Nick Triggle, health correspondent

BBC 분석: 닉 트리글 보건 기자

영국에서 백신 접종 순위는 명확하게 정해져있다.

면역이 가장 절실한 요양원의 노인 등과 직원들에게 접종이 가장 먼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영상 복잡한 부분이 있어 현실은 다소 다를 수도 있다.

백신이 도착하면 이를 보관할 초저온 시설을 갖춘 주요 병원으로 바로 보내진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백신이 이동하면 안된다. 또한 반드시 1000개 묶음 형태로 보관돼야 한다.

이 때문에 수십 명 정도만 있는 요양원으로 백신을 보내면 엄청난 양의 백신이 낭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백신 유통을 담당하는 NHS 우선 병원 등에서 접종 클리닉을 운영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보면 NHS와 요양원 직원들과 병원 입원 노년층 환자이 가장 먼저 접종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화이자 백신을 훨씬 더 많이 구할 수 있게 되거나, 배송 제약 조건이 적은 옥스퍼드 대학 개발 백신이 승인돼야 요양원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접종이 용이할 것이다.


핸콕 장관은 방역 규제가 풀리기 전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수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봄부터 부활절 이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내년에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여름을 보낼 것”이라고 낙관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의 삶을 회복하고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건 결국 백신 예방”이라고 했다.

영국 총리실 앨러그라 스트렛턴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실시간 TV방송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총리는 취약층을 위한 백신을 먼저 맞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은 무료이며 강제 접종은 아니다. 접종은 3가지 방법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병원 접종 예방접종 센터 접종 지역보건의와 약사들과 지역 사회에서 접종

현재 약 50개 병원이 준비 대기 중이며, 회의장이나 스포츠 경기장과 같은 장소에 백신 접종 센터가 세워지고 있다.

일단 충분한 접종량이 확보되면 영국 예방접종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주일동안 100만 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NHS의 최고책임자 사이먼 스티븐스는 NHS가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자가 격리를 포함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 수석 의료 고문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아직 경계를 낮출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순서는 예방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에서 권고안에 따라 영국 정부가 정한다.

접종은 3가지 방법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접종은 3가지 방법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2021년 백신 물량 확보가 더 용이해지면 50세 이상 집단을 비롯해 기저 질환이 있는 젊은층도 접종받을 수 있고 집단 면역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첫 물량이 NHS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NHS는 병원 임상적 요구에 맞춰 무료로 이를 제공하게 된다.

백신을 확보하려고 정해진 순서를 어기는 일은 불가하다.

화이자 백신은 21일 간격으로 2차 투여해야 한다. 두 번째 주사는 보조제로 면역 증가제이다. 면역은 1차 접종 후부터도 시작되지만 2차 접종 7일 후에 완전한 백신 효과가 나타난다.

무니르 피르모하메드 박사는 “부작용은 다른 백신과 비슷한 정도로, 매우 경미하고 (증상은) 보통 하루 정도 지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이 노인을 포함한 모든 실험군에서 95% 정도의 면역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MHRA 대표인 준 레인 박사는 발빠르게 승인을 진행하더라도 절차를 무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백신이 동일한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실험실에서 검사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레인 박사는 그 과정을 등산에 비유했다.

“산을 오르려면, 재차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6월에 일을 시작했다. 11월 10일 중간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는 베이스캠프에 있었다.”

“이후 최종 분석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는 오늘날 이런 결과를 얻게 해준 마지막 경주를 할 준비가 돼 있었다.”

화이자 백신은 무엇인가?

화이자의 백신은 mRNA백신이라고 하는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의 일부를 사용해 우리 몸에게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도록 가르치고 면역을 기르게 만든다.

임상시험에서 사람들에게 이 백신을 주입하긴 했지만 mRNA 백신을 인간에게 사용하도록 승인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돼야 하며 드라이아이스로 포장된 특수 상자에 담겨 운반된다. 화이자의 특수용기에는 5000회분의 백신이 담긴다. 냉장고에서 최대 5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냉장고에서 꺼낸 후 6시간 이내로 사용해야 한다.

다른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상황은?

다른 유망 백신들도 곧 사용승인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 19 백신 비교
코로나 19 백신 비교

모더나에서 개발한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동일한 mRNA 백신이며 비슷한 수준의 보호 효능을 보여준다. 영국은 모더나 백신도 700만 회 접종분을 선구매해 내년 봄에 받을 예정이다.

영국은 옥스포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다른 종류의 코로나19 백신도 1억 회 접종분을 주문했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조작된 무해한 바이러스를 사용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화이자 백신이 나왔더라도 다른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며 “수개월, 심지어 1년 정도 거리, 마스크 착용, 위생 수칙 따르기, 격리 등을 이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BBC 라디오 4에 출연해 “백신은 팬데믹 규모를 하반기가 돼서야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Analysis box by Hugh Pym, health editor
Analysis box by Hugh Pym, health editor

BBC 분석: 휴 핌, 보건 에디터

백신 승인 속도는 숨이 찰 정도로 빨랐다.

올해 초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나와서 12월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기관이 승인한 상황은 전례가 없었다.

총리실 브리핑 자리에서 MHRA 대표는 그 과정이 에베레스트 등반과 같았다고 말했다. 6월에 준비를 시작해 밤낮으로 작업팀이 초기 데이터를 평가했다고 한다. 11월 초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하는 등 베이스캠프에 도달했다는 것.

이와 동시에, MHRA는 그 과정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규제당국은 신속 비상 승인 절차를 거쳤다.

유럽의약품청(EMA)은 검증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유럽 내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검증 과정이 더 신뢰할 만하고 권위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MHRA는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독립적인 기구이며, 첫 접종 대상자가 될 사람들은 백신 승인 판정을 신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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