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etty Images]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원들은 이제 의회에서 힘든 싸움에 직면했다
[출처: Getty Images]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원들은 이제 의회에서 힘든 싸움에 직면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이 의회를 장악할지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에선 중간선거 당일이 밝았다.

투표 결과 하원에선 공화당이 그리 압도적인 비율로는 아니더라도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박빙인 상원 선거의 경우 다음 달인 12월이 돼야 그 결과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접전지로 꼽혔던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월에 결선 투표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한편 아주 근소한 차이일지라도 만약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지 2년 만에 권력 흐름이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는 향후 2년간 미국 정치에 다음 4가지 실질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입법은 이제 끝?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난 2년간 환경, 의료 및 여러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막대한 지출안을 포함해 상당히 많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도 공화당이 이긴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입법 활동은 절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몇몇 의제에선 초당적인 협력의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다. 일례로 올해 총기 규제 법안 및 기술 투자 법안, 작년 인프라 지출 법안은 초당적 협력을 끌어냈다.

그러나 낙태, 교육, 투표권 등 민주당이 우선순위로 꼽는 의제는 거의 사장될 것이다.

공화당의 의제는 국경 안보, 경찰 예산 확대, 예산 삭감, 화석 연료 추출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물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더라도 필리버스터를 통한 상원 통과 저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 민주당이 공화당의 입법을 저지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이 정말 이렇게 되면 향후 2년간 민주당은 입법 저지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수사 권한을 얻게 될 공화당

지난 2년간 양원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작년 1월 6일 발생한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에 대해 ‘1·6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낙태와 의료, 투표권과 같은 주제에 대해 청문회를 주최하는 등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이슈에 대해 지배적인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우선순위가 빠르게 재조정될 것이다.

사실 이미 하원의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중국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청문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 아프가니스탄 철군, 코로나19 팬데믹의 중국 기원설 등을 조사하고 싶어 한다.

한편 미국 상원의 사법위원회는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 판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인준하는 기관이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민주당은 종신 판사직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임명했다.

그런데 공화당이 이번에 상원도 장악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인사 임명은 교착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만약 연방 대법원에서 공석이 발생한다면 다음 대통령 선거까진 공석으로 남아있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 셧다운의 위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현 정부는 지난 2년간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나 채무불이행에 빠져들 위기에서 자유로웠다.

그러나 이 유예기간도 끝나가는 모습이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 등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민주당이 전면적인 정부 예산 삭감에 동의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벌써 엄포를 늘어놓고 있다. 매카시 대표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할 경우 차기 미 하원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에 빠진 역사는 아직 없다.

그러나 의회가 정부의 예산안 통과를 거부하면서 정부가 셧다운되는 일은 일어난 적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 오바마 행정부 시절 각각 2번, 1번 일어났다.

이번에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부 예산의 기본 틀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말 또 다른 정부 셧다운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위태위태한 바이든 대통령의 앞날

중간선거 다음 날인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의적으로 바른 승리를 쟁취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은 “좋은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우선 하원 선거에선 크게 패하고 상원에선 여러 석을 내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후 첫 2년과는 달리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련의 의회 조사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정부 셧다운 사태로도 이어질 수 있는 예산을 둘러싼 대결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까.

그리고 2년 뒤 재선에 출마할 경우 내세울 수 있을 만큼의 핵심적인 입법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까

초선 대통령 대부분이 임기 중반쯤 맞이한 선거철에 좌절을 겪는다. 그 중엔 현재의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던 인물도,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며 재선까지 성공한 인물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중간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재선에 도전할 의지가 여전히 있다고 드러내면서 내년 초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 달간 이어질 역경에 대한 처신과 성과에 따라 공직자 생활 50년 끝의 마지막 선거 운동이 될 차기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운명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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