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etty Images] COP27에서 진척이 없자 시위대가 등장했다
[출처: Getty Images] COP27에서 진척이 없자 시위대가 등장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을 방지하려는 핵심 목표가 유엔 정상회의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금까지 각종 기후변화 회의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전과 비교해 1.5도 이내로 제한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리조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이 목표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

이집트를 방문한 고위급 인사들은 1.5 목표 달성 노력이 후퇴할 것을 걱정한다.

이집트 대통령이 부국과 빈국 사이의 협의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으며, 일부 대표단은 협의 과정에서 1.5도 목표가 유야무야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온도 상승을 늦춰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특히 지구 온도 상승 폭이 2100년까지 1.5도 이내에서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다.

COP27에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진 가운데, 각료들과 실무 협상가들이 샤름엘셰이크에서 치열한 1주일을 보내고 있다.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에 의하면 지금까지 충분한 진전은 없다.

사이먼 스틸은 지난 주말 회의에 대해 “미해결 문제가 너무 많았다”며 “이렇게 논의가 정체되면 위기 대응책을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를 다루는 ‘카본브리프(Carbon Brief)’ 웹사이트는 협상 중 많은 부분에서 평행성을 달린다고 분석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주최측이 합의점을 도출하고자 분투하는 가운데 1.5도 목표를 명확히 강조하는 성명이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는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를 “신속·심층·지속적으로” 감축함으로써 “1.5도 목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환경장관회의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1.5도 기준의 과학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공동 합의문을 작성하지 못했다.

이렇게 국가 간 입장 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집트에서 초안을 작성할 COP27 최종 합의문에서 1.5도 목표가 희석되거나 배제되는 상황이 우려된다.

이번 회담을 외부에서 관찰한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아이리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1.5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하려는 모종의 시도가 있는 것 같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직 정계 원로로 구성된 ‘엘더스(Elders)’ 그룹 의장이기도 한 로빈슨 전 대통령은 전 세계 약 200곳의 유명 기업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각국 정부에 1.5도 국가 목표 수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른 고위급 인사도 협상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1.5도 목표가 메시지의 핵심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리기후협정을 계획했고 유럽기후재단(ECF)을 총괄하는 로렌스 투비아나는 “각국이 1.5도 목표에 완전히 전념할 수 있도록 문장을 구성해야 한다”며 “세계는 EU의 화석연료 의존이 어떤 영향을 초래했는지 목격 중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1.5도에 대한 우려가 회자되자 최빈개도국(LDC) 그룹은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그룹은 기온 상승의 영향에서 가장 취약한 46개국으로 구성되며, 1.5도 핵심 목표가 완화되지 않도록 단호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빈개도국 그룹을 대표하는 세네갈의 마들렌 디우프 사르는 “COP27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 기후변화에 맞서는 전 세계의 단결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COP27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강력한 공약을 내세우고 1.5도 목표에 도달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Getty Images] 나이지리아에서 홍수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출처: Getty Images] 나이지리아에서 홍수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 밖에도 각국이 기온 상승에 적응하는 동안의 지원 자금 문제 등 각국 각료와 고위급 담당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손실·피해 보상을 둘러싼 어려운 과제의 진척 여부도 COP27의 성공을 판가름할 핵심 사안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온난화의 즉각적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보상 논의가 최소한 시작은 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선진국들은 이 시급한 쟁점을 두고 늑장을 부린다며 비판받고 있다.

이번 주 회의는 브라질에서 재선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등 열기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 협상가들 또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회의 일정을 예리하게 주시할 것이다. G20 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내비친다면 이집트에서 엿보이는 분열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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