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etty Images] 자이납(가명)은 카타르의 후견법의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출처: Getty Images] 자이납(가명)은 카타르의 후견법의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영국에서 자이납(가명)이라는 여성을 만났다. 자이납은 비록 영국에 있지만 카타르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위가 걱정돼 신원을 밝히지 않길 원했다.

자이납은 카타르 법에 담긴 종교적 보수성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었다면서 극단적 선택을 고려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자이납은 카타르의 소위 남성 후견인 제도 때문에 여성은 “마치 평생 미성년자로 살아가는 존재와도 같다”고 말했다.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남성 보호자로부터 명시적인 서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주로 아버지가 보호자가 되는데, 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삼촌, 형제, 할아버지 등이 대신 보호자가 됩니다.”

“만약 이러한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대학 입학, 유학, 여행, 결혼, 이혼 등 이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자이납의 아버지는 보수적이기에 자이납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었다고 한다.

자이납은 혹시나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두려워 자신의 자세한 이야기가 기사화되길 꺼렸다. 가족들이 곤경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비교적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가족 분위기에서 자란 여성이라면 이 사회 제도가 유해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반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Getty Images] 아랍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카타르
[출처: Getty Images] 아랍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카타르

그러나 이 제도 때문에 여성은 가족의 통제 속에 고통받을 수도 있으며, 이러한 엄격한 법은 지역 부족 내 보수주의자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라는 게 자이납의 설명이다.

“그들은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는 건 서구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슬람의 가치, 부족의 문화와 전통에 충돌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출처: BBC] 카타르 출신 모젤은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존중하는 것이 이슬람의 가치라면서 축구팬들 또한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BBC] 카타르 출신 모젤은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존중하는 것이 이슬람의 가치라면서 축구팬들 또한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타르 월드컵 당국은 자국에 대한 비판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도하에서 만난 학생 모젤 또한 이와 비슷한 생각을 들려줬다. “서방 단체들이 카타르에 와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말해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여기는 우리 나라입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지시하는 방식이 아닌, 우리가 생각할 때 적절한 방식으로 발전해나갈 기회를 누려야 합니다.”

그러나 카타르에 대한 자국민의 비판은 엄격한 검열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만나본 사람들이 그랬듯,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이들은 종종 이에 따른 파장을 두려워했다.

우리가 만나본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입맞춤하는 등의 사소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불평하는 게 아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본적인 인권 문제라고 여기는 요소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추가 보도: 해리 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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