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etty Images]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에 들어간 페이스북과 트위터
[출처: Getty Images]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에 들어간 페이스북과 트위터

지난 몇 주간 관심을 기울였다면 아마도 빅테크 기업들이 전 세계에 전한 충격적인 소식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미 증시에서 지난 12개월간 무려 3조달러(약 4000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몇몇 빅테크 기업들은 인력 감축에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정리해고 현황을 보여주는 ‘레이오프fyi’ 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21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이미 13만6000명을 해고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1만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와 직원의 약 절반인 3700여 명을 해고한 트위터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이 두 SNS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메타와 트위터의 회복탄력성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일까?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

앞에서 언급한 수치가 보여주듯, 다른 여러 분야처럼 이 두 플랫폼 기업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됐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기업에 투입되는 자금이 줄어드는데, SNS 플랫폼 기업의 경우 주로 광고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대해 미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미디어 및 테크 분야를 가르치는 조나단 니 교수는 “지금으로선 테크 기업이 자금을 끌어들이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SNS 플랫폼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광고 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광고와 같은)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일 경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달 말 발표된 메타의 최신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광고 수익 감소와 더불어 틱톡과 같은 경쟁 플랫폼과의 경쟁 증가도 문제로 언급됐다.

[출처: Getty Images]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
[출처: Getty Images]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

한편 이번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손에 넘어간 트위터의 상황도 좋지 않다. 게다가 머스크 CEO의 거친 리더십 스타일과 논란의 여지를 주는 의사결정 과정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일례로 머스크 CEO는 최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복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8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 관련 트윗 게재하며 이틀 후 트위터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그러나 머스크 CEO의 인수 이전에도 트위터의 상황은 좋지 않은 모양새였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10월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트위터의 “헤비 유저(트위터에 주당 6일 이상 접속하고 매주 3~4회 이상 글을 작성하는 사용자)”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트위터 연구원의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헤비 유저”는 전체 사용자의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전체 게시글의 90%를 작성하며, 전 세계 수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런데 머스크의 이번 인수는 또 다른 ‘대탈출(엑소더스)’로 이어진 듯하다. 인수 일주일 후인 이번 달 3일 발표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자료에 따르면 인수 기간 트위터에서 빠져나간 사용자는 100만 명에 달한다.

플랫폼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한편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이토록 어려운 상황은 SNS 기업이 자연스러운 라이프 사이클의 끝을 맞이한 신호인 것일까.

싱가포르 국립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및 뉴 미디어 전문가인 나탈리 팡 박사는 “모든 플랫폼에는 성장 궤적, 즉 성장부터 쇠퇴까지의 생애 주기가 있다”면서 “이는 주로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의 것을 대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팡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봉쇄 조치 및 이동 제한 조치를 경험하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시장에 비해 너무 많이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Getty Images] 일론 머스크 CEO의 인수 이전에도 트위터의 상황은 좋지 않은 모양새였다
[출처: Getty Images] 일론 머스크 CEO의 인수 이전에도 트위터의 상황은 좋지 않은 모양새였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사람들은 디지털에 눈을 돌렸습니다. 이에 테크 플랫폼들은 급격히 발전했죠.”

그러나 이젠 재조정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 팡 박사의 주장이다.

한편 영국 셰필드 대학의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인 리안루이 지아 박사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숨길 수 없는 쇠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지아 박사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플랫폼 기업이 오래갈 것이라고 당연하게 여긴 것일 수도 있다”면서 “이젠 이러한 플랫폼의 문제를 일부 인식한 사용자들이 떠나가는 시점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두 거대한 공룡 기업의 기반은 여전히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메타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거의 30억 명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2월, 18년 역사상 처음으로 일일 활성 사용자(DAU)가 줄어들었다는 발표가 전해지면서 메타의 주가는 폭락했다.

트위터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총사용자 대신 광고를 볼 수 있는 일일 활성 사용자(DAU) 규모만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10월 2억3800만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라는 게 트위터의 설명이다.

그러나 트위터 사용의 주목적이 뉴스와 시사 공유 등이 아닌 성인 콘텐츠 및 암호 화폐 관련 정보 공유로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논란이 되는 내용은 대개 피하고자 하는 광고주들에겐 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 랭커스터대의 르노 푸카드 경제학과 부교수는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기업 간 사용자 유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조장하며 테크 기업에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푸카드 교수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모두 과거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했듯이 테크 기업이 경쟁사를 쉽게 인수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더 많은 기업이 사용자 및 수익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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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례

플랫폼은 때때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히며 사라지곤 한다.

‘마이스페이스’가 바로 유명한 예시이다. 2000년대 당시 처음으로 글로벌 사용자들을 사로잡았던 ‘마이스페이스’는 2007년 기준 사용자 수가 3억 명에 달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페이스북과의 인기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마이스페이스’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6백만 명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혼합된 형태로 살아남았다.

한편 ‘마이스페이스’가 쇠퇴하던 바로 그 10년간 구글의 ‘오르컷’ 또한 잠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라는 영예를 누렸으나, 이후 페이스북에 밀리며 결국 서비스를 철수했다.

이렇듯 스쳐 지나간 과거 플랫폼 기업의 사례는 오늘날 플랫폼 기업의 불안한 앞날을 보여주는 경고일까.

사실 모든 전문가가 이들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분석: 조 타이디, BBC 사이버 전문기자

현재 SNS 기업들이 자연스러운 라이프 사이클의 끝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은 흥미롭다.

사실 흘러간 과거의 SNS들만 봐도 SNS 기업에 라이프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비보, 마이스페이스, 바인 등이 모두 왔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수년간 테크 기업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플랫폼 그 이상의 존재로 크게 변모했다.

메타가 바로 좋은 예이다. 수년 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하며 미래에 성공적으로 대비했다. 게다가 물론 페이스북의 성장과 인기는 정점에 달했을지 모르지만, 메타의 다른 SNS 플랫폼에 관한 관심은 아직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트위터도 이용자들이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위기에 처한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트위터를 떠날까. 이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이러한 플랫폼은 사용자가 있어야 존재 의미가 있는 곳인데, 지난 5년간 이러한 플랫폼들이 쌓아온 힘과 영향력은 다른 플랫폼에서 따라 하거나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해가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틱톡처럼 혜성처럼 등장해 거물들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심지어 작년만 해도 ‘클럽 하우스’나 ‘비리얼’럼 여러 플랫폼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갔다.


경쟁

한편 페이스북과 트위터 입장에서 현재 상황이 앞길에 놓인 작은 돌에 불과한 것이든, 아니면 정말 기업의 운명이 끝나는 지점이든 간에 어떤 이들은 인기 있는 플랫폼 기업들이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푸카드 교수는 “이러한 플랫폼이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경쟁 심화 때문이라는 건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더 공정해지면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해 사용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과 더 나은 경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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