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Reuters] 방역복 차림으로 베이징 중심업무지구 인도에 앉아있는 방역요원
[출처: Reuters] 방역복 차림으로 베이징 중심업무지구 인도에 앉아있는 방역요원

23일(현지시간) 기준 중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세우며 엄격한 방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수도 베이징과 남부 무역 중심지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확진자 수는 3만1527명을 기록했다. 지나 4월 하루 최대 감염자 수였던 2만8000명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물론 14억 명의 전체 인구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숫자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의 공식적인 코로나19 관련 사망자수는 5200명을 약간 넘는 정도다.

국가 간 직접 비교는 쉽지 않지만 사망자 수는 인구 100만 명당 3명 규모로, 미국과 영국의 사망자 수는 100만명 당 각각 3000명, 2400명 수준이다.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생명을 구한 건 맞지만, 국가 경제와 일반 시민들의 삶은 마치 징벌과도 같은 타격을 입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몇 주 전부터 일부 방역 규제를 조금이나마 완화했다.

[출처: BBC] 다시 급증하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11월 24일 기준)
[출처: BBC] 다시 급증하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11월 24일 기준)

이에 따라 밀접 접촉자의 격리 규정은 국가 통제 시설에서의 7일간 격리에서 5일 시설격리 및 이후 3일간의 자택 격리로 줄었으며, 밀접 접촉자와 접촉한 2차 접촉자를 구분하지 않기로 하면서 격리 대상 인원이 줄었다.

또한 올해 상하이에 시행했던 것과 유사한 종류의 전면적 봉쇄 조치는 피하고자 애썼다.

그러나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수도 베이징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상점, 학교, 식당 등의 시설이 문을 닫는 등 몇몇 지역에선 이미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한편 주요 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시 또한 25일부터 주민 6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봉쇄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지역 당국의 설명이다.

앞서 해당 공장이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에선 약속한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분노한 노동자들의 폭력 시위가 발생했다. 폭스콘사는 급여 지급 시스템에 “기술적 오류”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사과했다.

한편 엄격한 방역 규제로 인한 시민들의 절망과 고통을 담은 이야기들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대중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주 정저우시에서 방역 규제로 의료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영아가 사망했다는 보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주요 피해는 다음과 같다.

올해 1월 인구 1300만 명의 관광 도시 시안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한밤중에 자택에서 강제 퇴거당해 버스를 통해 격리 시설로 이송되는 일이 있었다. 게다가 엄격한 방역 조치로 인해 일부 시민들은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상하이시에선 당초 1주일 이내로 예정된 봉쇄 조치가 길어지면서 주민 2500만 명이 2달간 집에 머물렀다.

올해 9월 격리에 들어갔던 청두시 시민들은 지진이 발생해도 자택 아파트에서 나오지 못했다. 심지어 다른 지역에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에야 현장에 출동해 구조활동에 나설 수 있었다.

지쳐버린 시민들

[출처: BBC]
[출처: BBC]

분석: 스테판 맥도넬, BBC 중국 특파원

어젯밤 갑자기 내가 사는 주택 단지 내 모든 주민들이 자택에서 격리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런데 이는 중국에선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혹 감염자와 연관된다면 언제든지 바깥출입이 금지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수도 베이징에선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그 이전부터 확진자가 다녀간 쇼핑몰이나 건물에 방문했다면 자택에서 격리해야만 했다.

현재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대부분 사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고층 빌딩 밀집 지역 수천 곳의 주민들은 우선 앞으로 며칠간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이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신장 및 티베트 지역에서는 몇 달째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초가 되면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한 지 4년째로 접어든다. 그리고 사실이든 아니든,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한 느낌을 풍긴다.

이제 중국 국민들은 팬데믹 및 경제를 강타한 당국의 파괴적인 대응에 완전히 지친 모습이다. 끝이 어딘지 알려주지 않는 당국의 태도는 불확실성만을 가중할 뿐이다.

한편 중국의 과학자들은 전반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으며, 특히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률이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방역 조치를 일부라도 완화할 경우 환자 수가 급증할 텐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 시설 확장에 필요한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선 몇 차례의 집단검사 이후 바깥출입이 허용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주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다니던 직장 등 문을 연 곳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아직도 대규모 집단검사와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19를 근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중국 내 31개 성에서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백신 접종률을 그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다. 80세 이상 인구 중 1차 접종을 마친 비율이 겨우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증거에도 여전히 외국산 백신 수입을 거부하고 있다.

[출처: BBC]
[출처: BBC]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엄격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장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시 주석의 통치와 권위주의적 관료주의 체제를 잘 나타낸다.

지난달 공산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국회 격인 양회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양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은 통제와 안정을 외치는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윌리엄 허스트 케임브리지대학 중국학 교수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봉쇄 조치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사회적 통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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