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 공안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가 잠시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시에선 주요 시위 도로를 따라 바리케이드가 높이 쳐졌으며, 공안은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휴대전화를 통한 사진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검사해 사진이 발견될 경우 지우도록 요구한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10명이 사망한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가 전국적인 시위 불씨를 지폈다.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주민들이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현지 당국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에드 로렌스 BBC 기자가 상하이에서 항의 시위를 취재하던 중 연행되는 일이 있었다. 몇 시간가량 구금돼있는 동안 공안에게 구타 및 발길질을 당했으며, 이후 구금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체포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여전히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유일한 주요 경제국으로, 현지 당국은 대규모 집단검사, 격리 조치, 기습적인 봉쇄 조치 등을 동원하며 소규모 발병까지 근절하고자 노력 중이다.

[출처: Getty Images] 고강도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 내 주요 시위 장소를 따라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출처: Getty Images] 고강도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 내 주요 시위 장소를 따라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한편 상하이와 수도 베이징뿐만 아니라 청두와 우한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고강도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이러한 사진이 널리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주말 시위 이후 중국 SNS 플랫폼엔 엄격한 검열 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게시물 수천만 건이 검색 결과에서 사라졌으며, 중국 현지 언론은 월드컵이나 중국의 우주산업 성과 등에 대한 낙관적인 이야기만 내놓을 뿐 코로나19 관련 주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홍콩에선 시위대 수십 명이 홍콩 중문대 캠퍼스에 모여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연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백신 문제

우선 중국은 자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으나, 화이자-바이오엔텍이나 모더나 백신 등에 사용된 mRNA 기술만큼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을 2회 접종받을 경우 위중증 및 사망 예방 효과는 90%지만, 중국의 시노백은 그 비율이 70%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아직 백신 접종률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특히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턱없이 낮다.

[출처: BBC] 지난 27일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상하이시 우루무치 거리를 봉쇄한 중국 공안
[출처: BBC] 지난 27일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상하이시 우루무치 거리를 봉쇄한 중국 공안

한편 중국 정부는 시위를 인정하거나 그 어떠한 형식적인 방식으로도 이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전역에 전례 없는 정치적 부담으로 떠오른 이번 시위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많은 시위대가 백지를 들고 거리에 나섰다. 검열 혹은 체포를 피하기 위한 전술이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나아가 시 주석의 퇴진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국의 철저한 검열에도 불구하고 시위 관련 뉴스, 비디오, 사진 등은 SNS와 메신저 앱을 통해 퍼지고 있다.

한편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을 1990년 허난성 공중 보건 스캔들에 비유했다. 당시 주민들은 피(혈장)를 수혈해 팔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십만 명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

중국 정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아이는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이나 북한에서만 가능하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제는 무너지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학생들은 미래가 없으며, 졸업생들은 취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시위에 나설 여러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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