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Reuter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이 두 번째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어른스러운 모습의 김주애의 모습](https://c.files.bbci.co.uk/AAA8/production/_127788634_51ae5adb32fc88197fb7c8491b817ef1f2103ded0_184_4252_23921000x563.jpg)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이 또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지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지지도에 첫 동행한 이후 두 번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였다”며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보도 당시 김 위원장 딸의 호칭은 ‘사랑하는 자제분’이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과 그의 딸이 함께 있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는데, 김 위원장의 딸은 검은 코트에 정장을 입은 어른스러운 모습이었다.
첫 공개 당시 흰색 패딩을 입고 있던 어린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얼핏 어머니 리설주 여사로 착각할 정도다.
김 위원장은 검은 가죽 롱코트를 입고 딸과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는 등 다정함을 과시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2일 이 소녀가 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라고 판단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지난 2009년 결혼해 2010년과 2013년, 2017년에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공개에 전 세계 주목… ‘선전 효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공개함으로써 ICBM 시험발사 성공에 대한 엄청난 선전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는 큰 이벤트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소위 ‘부스터’ 효과를 줌으로써 자신들이 핵과 ICBM 보유국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BBC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보유 사실을 알릴 때 단순히 미사일만 발사하기 보다는 ‘딸 공개’라는 이벤트를 하나 추가함으로써 확실하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난 9월 정권 창건일 당시 북한이 공개한 영상 속 단발머리 소녀가 ‘김주애’로 추정됐을 때 전 세계의 이목이 북한에 쏠렸다”며 “이를 경험한 북한이 이번에 진짜 자녀를 등장시키는 ‘대연출’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계 구도는 큰 틀에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자질 및 소양을 갖춰 나가는 과정을 거친 뒤 자녀들이 성년이 됐을 때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자상한 아버지’를 홍보하고 ‘로열 패밀리’에 대한 정통성을 주민과 세계에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CBM 도발 희석용?
북한이 ICBM 발사가 아닌 ‘김 위원장의 딸’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일부러 연출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딸을 등장시킴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희석시키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등 소위 ‘물타기’를 했다는 것.
곽길섭 교수는 “구글 검색 순위 1위에 올라갔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는 화제(ICBM)를 비켜가는 수단으로 활용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출처: Reuters]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도 딸과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는 등 다정한 모습을 과시했다](https://c.files.bbci.co.uk/F8C8/production/_127788636_73032e626ffa89683c4694355d2d6fc2cd99f8220_94_4252_23911000x563.jpg)
실제 김주애 공개 이후 ‘북한 김정은 딸’이라는 키워드가 구글 검색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검색어 트랜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이 처음 북한 매체에 등장한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north korea’ 관련 전 세계 검색어 1위는 ‘kim jong un daughter’, 2위는 north korea kim jong un daughter’였다.
곽 교수는 “현재 국내외 언론 대다수가 북한의 ICBM 위협이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아닌 ‘김정은 딸’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이번 연출은 꽤나 성공적”이라고 지적했다.
‘핵이 미래 세대를 지킨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연속 등장시킨 것은 화성-17형과 같은 핵 무력만이 백두혈통과 미래 세대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화성-17형 발사 현장 그리고 발사 성공 기여자들을 격려하는 기념촬영장에 연달아 참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주애가 연달아 등장한 배경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언급과 현 상황을 비교해보면 김주애의 등장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비핵화와 평화만이 자녀들을 지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총장은 “그때와 다른 현재의 북미대결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 신냉전 구도 상황을 볼 때 결국 핵 무력만이 백두혈통의 자녀 지킴이, 북한 미래 세대의 안전 지킴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후대’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딸을 공개한 것은 결국 상징 정치, 우상화 정치의 대표적인 행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집권 이후 일찌감치 어머니 ‘고용희’와 부인 ‘리설주’를 공개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백두혈통인 딸을 공개함으로써 김정은 우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기에 자녀를 공개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행보이긴 하지만 ‘후계’ 의미는 아니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후계’와 ‘후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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