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직장인과 자영업자 소득이 줄었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뢰를 받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상용근로자가 가구주인 가구의 실질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취약계층인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의 실질소득 감소 폭은 각각 5.1%, 5.6%를 기록했다.
상용근로자란 고용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기간을 정하지 않은 무기계약직이지만 회사 인사 규정을 적용받고 퇴직금·상여금 등의 수당을 받는 근로자다. 임시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1~12개월(1년) 미만, 일용직근로자는 1개월 미만일 때 해당된다.
실질소득은 화폐 금액만으로 표시한 명목소득에 실제 물가를 반영해 계산한 것으로, 실제 가계 형편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소득에는 임금·상여금 등이 포함된 근로소득 외에도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 다양한 소득원이 포함되지만,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분기 월평균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상승한 반면 명목소득은 0.5% 증가했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물가가 상승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뜻이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BBC 코리아에 “이번 수치는 물가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고, 임금근로자들의 경우 (코로나19 때도) 급여를 받았던만큼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라며 “자영업자의 경우 올해 거리두기 등이 완화하면서 임금근로자에 비해 실질소득 감소폭이 그나마 작게 나왔으나,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으나, 실질소득 기준으로는 2.8% 감소했다.
자영업자들 ‘코로나 겨우 잠잠해지나 했는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자영업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영업자의 68.6%가 올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4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자들이 경영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밝힌 비용 증가 요인은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 ▲대출상환 원리금(14%) 순이었다.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약 60%가 ‘2024년 이후’라고 답했다. 3년 내 폐업을 고려한다고 밝힌 비율은 39.8%였다.
전 세계적 현상…ILO ‘선진국 영향 더 클 것’
지난달 말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2022-23 글로벌 임금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월평균 실질임금이 지난해보다 0.9% 줄었다고 밝혔다. 21세기 들어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LO는 G20 선진국의 경우 같은 기간 실질임금이 2.2%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위기로 인해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소득 불평등과 빈곤은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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