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은 이미 뉴욕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Reuters
추락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은 이미 뉴욕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이 19일(현지시간)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0)의 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남성 8명 및 여성 4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지난 2달간 와인스타인이 권력을 이용해 어떻게 여성들을 사적으로 유인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혐의를 살폈다.

이번 평결에 따라 최대 24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와인스틴은 이미 2년 전 뉴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강간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2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무명 1(신원 보호를 위해 익명 사용)’이 제기한 강간 및 성폭행 사건 2건에 대해선 유죄 평결이 나온 반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아내 제니퍼 시벨 뉴섬과 ‘무명2’로 알려진 여성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선 평결 불일치가 나오면서 미결정 심리가 선언됐다.

또한 ‘무명3’으로 알려진 고소인이 제기한 성폭행 주장에 대해선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제작자이자 엔터테인먼트 회사 ‘미라맥스’의 공동 설립자인 와인스틴은 19일 회색 정장 차림의 창백한 모습으로 로스앤젤레스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과 달리 휠체어를 타지 않은 상태였다.

첫 번째 혐의에 관해 유죄 평결이 나오자 와인스틴은 고개를 떨궜다. 이후 2번째 혐의에 관해서도 유죄 평결이 나오자 자신의 변호인을 쳐다봤으며, 배심원단을 응시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에선 약 4주간 증인 수십 명이 증언대에 섰으며, 종종 감정적인 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배심원단은 2005~2013년 사이에 발생한, 여성 4명에 대한 혐의에 초점을 맞춰 지난 8일간 강간 3건 및 다른 성폭행 4건에 관한 혐의를 심의했다.

이 중 19일 유죄 평결이 나온 사건의 피해자 ‘무명1’은 러시아 출신 모델이다.

첫 증인으로 나선 이 여성은 지난 2013년 2월 이탈리아 영화제 참석차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렀는데, 초대하지도 않은 와인스틴이 자신이 머물던 베벌리 힐스의 호텔 방에 나타나 자신을 강간했다고 증언했다.

평결 발표 후 이 여성은 “2013년 그날 밤 와인스틴은 내 일부를 영원히 파괴했고, 나는 결코 잃어버린 그 부분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재판의 과정은 잔인했고, 와인스틴 측 변호인단은 나를 증인석에 앉혀 지옥을 선사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끝을 봐야만 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와인스타인이 다시는 살아서 감옥에서 나오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한편 제니퍼 시벨 뉴섬은 자신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였던 2005년 당시 호텔 방에서 와인스틴에게 성폭행당했다며 감정적인 증언을 들려줬다.

시벨 뉴섬은 평결 후 “재판 내내 와인스틴 측 변호인단은 우리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비하하고, 조롱하고자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이며 괴롭히는 식의 전술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재판은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분명히 상기시켜줍니다.”

다른 주요 고소인 4명 중 유일하게 신원을 공개적으로 밝힌 여성인 로렌 영은 모델이자 각본 작가로 활동하던 2013년 당시 각본에 관해 얘기하고자 와인스틴을 만났으나, 와인스틴이 자신을 호텔 화장실에 가두고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영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선 평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또한 마사지 치료사로 알려진 ‘무명3’은 와인스틴이 지난 2010년 호텔 화장실에 자신을 감금한 뒤 성폭행했다고 증언했으나, 해당 혐의에 대해선 무죄 평결이 나왔다.

한편 2020년 뉴욕 재판에서 와인스틴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영화계에 만연한 성적 학대와 괴롭힘에 대해 폭로하는 #MeToo 운동은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았다.

현재 와인스틴은 뉴욕에서 받은 해당 유죄 판결에 대해 항소 중이며, 지난 수십 년간 여성 80여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추가 보도: 가레스 에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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