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총 2억 달러 (2600억 원)를 탕진한 것으로 추산됐다

Reuters
북한이 올해 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총 2억 달러 (2600억 원)를 탕진한 것으로 추산됐다

북한이 올해 7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발사 비용은 북한 전체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쌀값과 맞먹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심각한 만성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600억 원(2억 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쌀 50만 톤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북한 모든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양이자 내년 북한 식량 부족분(80만여 톤)의 6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8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1430억 원(1억1000만 달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43발 발사에는 500억 원(3900만 달러)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17일 주최한 ‘북한군사포럼’에 따르면 ICBM은 한 발당 최대 3000만 달러,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은 500만 달러, SRBM은 5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올해 북한이 발사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을 합치면 최대 5억3000만 달러(6890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심각한 식량 부족… 아사자 속출

최근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은 451만 톤으로 추산된다. 기상악화, 비료 부족 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18만 톤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료 원료인 질산암모늄을 대량 수입했지만 식량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질산암모늄을 고체연료 미사일의 제조 및 발사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예년 수준의 곡물을 도입한다고 해도 수요량 대비 80여 만 톤이 부족해 식량 수급 불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BBC에 “식량 수입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의 식량 가격은 매우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극심한 식량난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내부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클 것”이라며 “지금도 취약계층이 아니더라도 식량 가격이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더 높은 상태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식량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북한 내부에서는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함경도 지역에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했으며 눈물 없이는 못 볼 지경이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북단인 함경도는 북한 내에서도 특히 경제적으로 낙후된 변방으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장마당 등을 통해 북한 전역에 식량 유통이 가능했지만 오랜 기간 봉쇄가 이어지면서 외곽 지역의 식량 사정부터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일성 동상

BBC
독재 국가는 체제 유지가 1순위이기 때문에 경제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주민 잘 살면 ‘민주화’ 우려

한편 심각한 경제난, 식량난에 불구하고 북한은 러시아와 교역 재개 당시 생필품이 아닌 최고지도자 일가의 승마용 ‘백마’부터 먼저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11월 초 2년 만에 북-러 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서 민생물자 대신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용 말 수십 마리를 가장 먼저 반입했다”고 밝혔다.

고가로 알려진 오를로프종 준마는 지난 2019년 10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등정할 때 그리고 올해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년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할 때 탄 말이다.

이와 관련해 김진무 숙명여대 교수는 “독재 정권의 기본은 국민 수탈 그리고 인권 침해”라며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체제 유지, 권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주민들을 통제하고 세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독재 정권은 하나같이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피폐해진다”면서 “오히려 주민들이 잘살면 자의식이 생기고 민주화 운동이 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역시 주민들을 잘 살게 하면 자신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

금주 BEST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