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콘텐츠 아카이브 ‘게티 이미지’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사진작가 및 운영 직원 등 50여 명 규모의 팀을 구성했다. 또한, 영국 런던 및 전 세계 편집자 20명이 실시간으로 편집해 사진을 몇 초안에 사용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중 22장을 선별해 사진작가들로부터 그 뒷이야기까지 함께 들어봤다.

댄 멀런: 독일이 위기에 몰리며 노이어 골키퍼까지 상대 진영에서 헤더 싸움에 합류한 순간 저는 카메라 2대와 렌즈 2개를 묶은 하네스를 착용한 채 경기장 위쪽 캣워크 지점에 있었습니다.
이렇듯 양 팀 골키퍼가 모두 한 프레임에 들어 있는 순간은 흔하지 않습니다. 또한 어느 팀이 공격을 혹은 수비를 하고 있는지 구분하기 힘든 사진이라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대부분 축구 경기에선 이렇게 높은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진이 멋진 이유는 바로 공이 공중에 떠 있기에 모든 선수들이 위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 선수의 표정, 특히 높은 곳에서 포착된 이들의 표정이야말로 이 사진의 매력입니다.

라스 바론: 경기장이 반은 그림자에 잠기고 반은 햇빛으로 물들던 시간에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먼저 몸을 풀었습니다.
사진 속 배경이 완전히 빛으로 물들던 순간 선수들의 실루엣을 포착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전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모드리치의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 옮겨갔습니다.
모드리치의 머리 및 상체 부분의 실루엣을 담고자 하이라이트 부분이 두드러지게 화면을 잡았습니다.
실루엣만으로도 모두가 모드리치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라스 바론: 모로코가 페널티 지점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을 때 크로아티아는 수비벽을 구성하기 완벽한 지점에 포진해 있었습니다.
수비벽을 구성한 선수들이 뛸 때 낮게 날아오는 공도 막기 위해 그라운드에 선수 한 명이 보통 누워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엔 뛰고 있는 수비진의 축구화와 함께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선수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클 스틸: 경기장 내 미디어석에 설치된 원격 카메라에 히샬리송이 세르비아전에서 화려하게 골을 넣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주요 축구 경기에서만 경기장 내 높은 곳에 자리할 수 있는데, 새로운 각도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위치입니다. 저는 카메라 2대를 설치한 뒤 페널티 박스에 맞춰 레일에 고정했습니다.
와이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한 대는 관중석을 향하도록 맞췄으며, 경기장 중앙선에 자리를 잡은 뒤 더 꽉 찬 프레임으로 설정한 핸드헬드 카메라를 작동시켜 해당 사진을 찍었습니다.

댄 멀런: 경기장 옆면에서 골대 안에 미리 설치된 작은 원격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오랫동안 연구해온 독특한 각도입니다.
공이 골라인을 넘으면서 공중에 몸을 던지는 멕시코 골키퍼의 모습이 담겼기에 더욱 특별합니다. 요즘엔 축구 경기장에서 색다른 각도를 발견하는 일이 매우 어렵지만, 이 사진처럼 성공을 거둘 때도 있습니다.
제가 이 순간은 포착할 수 있게 관련 기술을 완성해 준 ‘게티 이미지’의 동료들 덕분입니다.
다비드 라모스: ‘게티 이미지’는 2009년부터 FIFA의 공식 인증을 받은 사진 업체입니다. FIFA와 게티 이미지는 경기장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고자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이 바로 그 분명한 예시입니다. 경기장에 버스가 도착하고 다 함께 내린 가나 선수들은 탈의실로 들어가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습니다.
가나 선수들이 도착하면 뭔가 특별한 장면이 연출되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버스가 도착하는 장소와 탈의실 중간쯤, 선수들과 어울릴 수 있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와이드 앵글로 화면을 잡고 선수들이 마음껏 의식을 치를 수 있도록 두었습니다.

마티아스 행스트: 저는 이 경기에서 캣워크 지점에 자리했습니다. 하네스와 안전 케이블로 몸을 고정하고 경기장 지붕 가까이에서 마치 새처럼 위에서 아래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독특하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메시가 이번 월드컵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인만큼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온전히 집중했습니다.메시가 골키퍼와 충돌하는 일이 그리 흔하진 않은데 400mm 렌즈로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폴란드 골키퍼의 손이 공 대신 메시의 얼굴에 닿았습니다.
이후 선언된 페널티킥을 메시가 득점으로 성공시키진 못했지만, 아르헨티나 팀은 이날 결국 최종적으로 승리했습니다.

숀 보테릴: 승리의 순간을 포착할 땐 신나지만, 사진작가로서 향후 경기 진출에 실패한 팀의 사진을 찍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부터 패배하면서 독일팀은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카이 하베르츠는 2골을 넣으며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경기마다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로 선정됐으나, 독일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럴 땐 망원렌즈를 통해 좀 멀리 떨어지려고 하는 한편 선수들의 눈앞에 너무 오래 서성거리지 않으려고 하는 등 조심해서 촬영에 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조심스럽지만 독일 선수들의 모습을 순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소아 넬: 경기에선 공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주시해야 합니다.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경기 전 편집자들은 스위스의 핵심 선수인 자카와 제르단 샤키리를 잘 지켜보라고 귀띔했습니다.
세르비아와 갈등 관계인 코소보 지역 출신인 이 두 선수는 과거 2018년 알바니아 국기 문양인 쌍두 독수리를 손으로 만들어 보이는 득점 세리모니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이 아웃되고 자카와 밀렌코비치가 말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혹시 심각해지진 않을까 두 선수에게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마자 히티즈: 메시가 출전하는 날이면 선수들을 경기장으로 에스코트하는 아이들은 흥분감에 겨워 웅성거리곤 합니다.
메시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사해주고자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합니다. 마치 다른 선수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엔 여러 TV 방송국 카메라가 있기에 사진작가들은 생방송 카메라 화면에 담기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 완벽한 장소를 찾아내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선 아르헨티나 대표팀 쪽에 자리를 잡은 채 메시가 탈의실에서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메시는 모든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다른 선수를 에스코트하기로 돼 있던 어느 어린 소녀가 슬그머니 앞으로 나와 메시에게 정말 팬이라고 말했습니다.
엄지를 치켜드는 소녀에게 메시가 미소 짓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로렌스 그리피스: 16강에 진출한 선수들은 환상적이지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급 선수들도 있죠.
그리고 프랑스의 음바페는 단연 슈퍼스타입니다. 폴란드와의 경기가 있던 날에도 혼자 2골을 넣으며 스타 선수로서의 기량을 뽐냈던 음바페이기에 그의 역량과 속도를 사진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에 따라 극도로 느리게 셔터를 누르는 한편 음바페의 움직임을 정확히 따라 카메라를 움직인 끝에 이 사진을 얻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음바페의 얼굴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하게 담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프랑소아 넬: 브라질팀은 화려한 골 세리머니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러한 모습이 상대 팀에 대한 무례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네이마르가 페널티 지역에서 팀의 2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보일 것을 알았기에 네이마르가 코너 쪽으로 오는 순간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브라질 선수 몇몇이 함께 다가오더니 함께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선수 4명이 춤추는 모습을 한 화면에 담기 위해 더 짧은 렌즈로 바꿨습니다.

알렉스 그림: 스포츠 전문 사진작가로서 월드컵에 임하기 전 항상 어떤 사진을 찍을지 계획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사진처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내달리는 선수와 충격과 좌절에 빠져 얼어붙어 버린 선수들이 함께 있는 모습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보기 드문 순간이 연출된 단 몇 초간 가장 완벽한 한 컷을 얻고자 집중하면서 흥분과 기쁨이 차오릅니다. 특히나 약체 모로코가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올랐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패트릭 스미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경기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상징적인 경기 중 하나였습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해당 경기에서 골대 뒤에 설치한 원격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마르티네즈가 상대 팀 첫 번째 키커이자 주장인 버질 반 다이크를 막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승부차기의 영웅인 마르티네즈와 반다이크를 순간 포착했습니다.

숀 보테릴: 저는 캣워크 지점에서 이번 월드컵 경기를 독특한 관점에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 있다 보니 경기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승부차기에 임하는 선수들을 찍을 때마다 멋진 사진을 얻었을 테지만, 그중에서도 승리가 확정되는 바로 그 순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워낙 긴장감 넘치는 경기였기에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진작가로 일하며 언제나 행운이 조금씩 따르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패트릭 스미스: 캣워크에서 경기를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경기 종료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포르투갈 팀은 패색이 짙어 보였습니다.
저는 호날두의 매 순간을 따라가며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벤치를 지키고 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호날두는 극적인 골을 넣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개인적으로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 수 있는 8강전에서 탈락하거나 등의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만 했습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뒤 포르투갈팀에 드리운 좌절감과 호날두가 개인적으로 느꼈을 실망감을 이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알렉산더 하센스틴: 저는 해당 경기에서 벤치 바로 위에 있는 좋은 미디어석에서 촬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라운드와 비슷한 눈높이에서 촬영하던 평상시와 달리 색다른 관점에서 경기 모습을 포착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모로코의 부팔 선수가 승리 확정 후 관중석에 있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어머니를 그라운드에 모셔 함께 축하하고 춤을 추는 순간은 정말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부팔 모자는 너무나 아름답게 함께 춤을 췄고, 저 또한 그 재미와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부팔 모자가 평생 기억할 순간이었습니다.

리처드 히스코트: 월드컵에서의 잉글랜드의 여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입니다.
골대 위쪽 구석 높은 곳에 설치한 소형 카메라로 찍었는데, 몇 가지 맞춤 장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행운도 따라야 하는 독특한 위치입니다.
저희는 양쪽 골대 뒤에도 원격 카메라를, 골대 안에도 네트 카메라를 설치해 골대 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새로운 관점으로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카메라들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미리 설치돼 있기에 골 혹은 골망을 흔드는 어떤 외부적 충격으로 균형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페널티킥 이후에도 카메라가 제자리에 남아있던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골대의 그물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페널티킥 순간을 담은 사진이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2번째 골키퍼가 된 듯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댄 멀런: 이번 경기에서 저는 운이 좋게도 조명 장치 사이의 캣워크 지점에서 경기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라운드와 비슷한 눈높이에서 찍은 기존 사진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열심히 연구해 찾아낸 독특한 각도입니다.
경기장 위에 있기에 자리 선정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이에 따라 미리 어떤 사진을 담고 싶을지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팀이 골을 넣을 경우를 대비해 크로아티아 골문 바로 위에 자리했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예상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선수들의 자세 덕에 이 사진은 더욱 특별합니다. 알바레스가 완전히 다리를 쭉 뻗으며 다가오는 골키퍼를 지나쳐 골문을 흔드는 반면, 크로아티아의 보르나 소사는 상대방의 전진을 미처 저지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엎어져 있습니다.

마이클 리건: 이번 월드컵에서 ‘게티 이미지’는 경기 직후 경기장에 독점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작가들은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선수들의 반응을 포착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 사진과 같은 사진이야말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선수와 축구팬들이 직접 연결해줍니다.
한편 음바페가 멋진 사진을 남겨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킬리언언언언언!”이라고 외치면서 음바페의 관심을 끌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음바페가 다가와 제 카메라 바로 앞에서 자축하며 제게 완벽한 사진을 남겨줬습니다. 사진 속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FC 동료 하키미의 모로코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순간입니다.
제게 이 사진은 결승전을 앞둔 설렘의 요약본입니다.

마티아스 행스트: 엄청난 결승전이었습니다! 메시가 또 다른 놀라운 경기력을 뽐내며 아르헨티나를 세계 최정상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메시에게 전적으로 초점을 맞춘 이 사진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무대에 오르기 전 순간 완벽하게 메시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했습니다.
저는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를 독특한 각도에서 촬영하기 위해 경기장 지붕 근처 캣워크 지역에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라모스: 리오넬 메시가 세르히오 아궤로의 어깨에 올라탄 모습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렸을 때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크로스바 아래를 지나갈 때 메시가 머리를 부딪히지 않고자 몸을 피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모든 사진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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