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여대생들의 대학 캠퍼스 출입을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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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여대생들의 대학 캠퍼스 출입을 저지했다

탈레반 정권이 재집권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역의 소녀 및 여성들이 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히잡 차림으로 대학 캠퍼스에 들어서려던 여성들은 탈레반 대원들에 가로막혀 결국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여대생 무리가 발길을 돌리며 우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지난 16개월동안 대부분 중등학교가 여학생들을 받지 않은 것에 이어, 이번 주 탈레반이 여성 대학 교육까지 금지하고 나선 것이다.

카불 대학교의 한 학생은 “저들이 나와 내 미래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다리를 파괴했다”고 토로했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저는 공부를 통해 제 미래를 바꾸거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저들은 바로 그것을 파괴한 것입니다.”

전날(20일) 탈레반 당국의 명령이 발표되면서 몇몇 지방의 이슬람 종교 학교, 사립 대학 등 여러 학교들도 이를 이행하는 모습이었다.

BBC 소식통은 북부의 타하르, 남동부의 가즈니, 카불 등 3개 지역에서 탈레반이 여학생들의 사립 학교 출입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렇듯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선 모든 여성 정규 교육의 문이 닫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불대학 학생들은 10월 입학 시험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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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대학 학생들은 10월 입학 시험을 치렀다

이에 21일 몇몇 여성들은 용기를 내 카불에서 거리 시위를 벌였다. 탈레반은 과거 시위대를 구금하며 진압한 전력이 있기에 이는 위험한 행동이었다.

이번에도 소규모 시위는 탈레반 당국에 의해 신속히 진압됐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청년들은 자신들은 운이 좋은 세대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와 언니, 사촌 언니들은 모두 교육받을 기회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들의 눈앞에서 미래가 무너지고 있다.

사라진 희망

강경 이슬람 무장 단체로 시작된 탈레반은 작년 8월 재집권 당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성들이 일하거나 교육받을 수 없었던, 1차 집권기인 1996년~2001년 당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최근 법령은 미국 주도의 군대 철수 후 탈레반 재집권 이후 여성들에게 부족하게나마 보장됐던 자유와 권리를 다시 박탈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불과 3개월 전 탈레반은 여성들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를 허용한 바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여성 수천 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집에서 비밀리에 공부하거나, 비밀리에 운영되는 여학교 혹은 수업 모임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공부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위험은 언제나 이들 주위를 맴돌았다. 일부 학교에선 폭탄테러가 발생해 학생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젊은 여성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탈레반이 지난달 여성은 경제, 공학, 언론학 등을 전공할 수 없다는 규정을 갑자기 내놓았을 때도 여성들은 포기하는 대신 교육학 및 의학에 다수 지원했다.

한편 어느 여학생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왜 우리는 언제나 희생자가 돼야 하는가?”라면서 “아프가니스탄은 가난한 국가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여성들은 국가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와 더불어 빈곤도 함께 받아들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학교 교육은 오랫동안 탈레반 내에서도 보수파와 온건파 사이의 논쟁거리였다.

그런데 이번에 여성 대학 출입 금지 조치를 통해 탈레반 내 근본주의 세력이 훨씬 강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수장인 히바툴라 아쿤자다는 현대 교육, 특히 여성 교육이 이슬람교 교리에 반하는 행위라고 믿는 인물이다.

그러나 탈레반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실제로 카불 등의 도시엔 12세 이상 여성들에겐 교육을 허용해야 한다는 온건한 관료들이 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인권 운동가들이 경고했듯, 이번 결정은 아프가니스탄 전체의 미래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그 어떤 나라도 인구의 절반을 억제한 상태로 번영할 순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에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길 원한다면 여성 교육을 허용하라는 조건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탈레반은 지금껏 이러한 비판을 무시로 일관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교육권 보장 요구 시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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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교육권 보장 요구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부모들은 딸의 미래가 “어두운 시대”로 퇴행하는 모습에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대학 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아프간 여성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대학 졸업 학사모와 가운을 다시 입고 졸업식 날의 이야기를 담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탈레반 재집권 이후 반발 운동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최근 몇 주간 여성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부터 카불의 여성들은 공원이나 헬스장 같은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 없다.

유엔(UN)은 이 감옥과도 같은 정책에 여성들이 점점 더 집 안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우려했다.

‘저들의 행동은 이슬람 율법에 맞지 않습니다’

어느 여성 법대생은 자신이 교육받을 길은 이제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방학을 기점으로 다시 대학교에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3월 개강했어야 했지만, 이제 캠퍼스에 다시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이 여대생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잃었다”면서 율법 학자로서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라 이를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이슬람과 알라가 여성에게 준 권리를 빼앗았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타 이슬람 국가로 가서 자신들이 하는 행동은 이슬람 율법에 맞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샤리아(율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여성들을 대상으로만 시행하는 거죠? 왜 남성들에겐 똑같은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까?”

다른 종교학자들도 이에 동의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몇 안 되는 여성 종교학자 중 하나인 나위다 쿠라사니는 대학 금지는 이슬람의 가치를 무시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는 쿠라사니는 “이슬람교엔 남성과 여성 모두 교육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그렇기에 이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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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우리의 권리”라고 쓴 포스터를 들고 여성 교육 옹호 시위에 참석한 종교학자 나위다 쿠라사니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는 어느 남성 종교학자 또한 이슬람 교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교육받아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전문가들은 이슬람 교리로 탈레반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건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대학 금지 조치는 여성들을 완전히 억압하고, 자신들의 통치 기간 여성들이 조금이나마 누렸던 자유조차 박탈하려는 목표 아래 행해지는 조치의 연장선일 뿐이라는 것이다.

탈레반은 대학 교육 금지를 통해 완전히 여성들을 통제하게 됐다.

한편 현재 미국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학자이자 활동가인 후미이라 카데리는 “아프가니스탄은 여성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여성들을 가둔 새장”이라고 말했다.

“(대학 교육마저 차단당한 지금) 아프간 여성들에게 남은 사회생활이란 없습니다. 이제 거리는 남성들이 장악했습니다.”

“탈레반은 마지막 조치로써 끝내 여성들의 대학 교육마저 금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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