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자기 해제하면서 SNS에 혼란과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한편, 전국적으로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RAT) 및 진단키트가 심각하게 부족한 가운데 충칭시, 저장성, 안후이성 등 일부 지역에선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는 이들은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 중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이러한 발표와 관련된 해시태그가 지난 19일부터 3300만 번 언급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에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모습이다.
“지난 3년 동안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방역 조치를 풀더니 이젠 아파도 일하러 갈 수 있게 됐다. 우리 시민들의 삶은 마치 개미처럼 가치가 없다”는 댓글엔 ‘좋아’요 200개가 달렸다.
또한 “몇 달 전만 해도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 출근하면 체포될 수도 있던 상황”이라는 댓글에도 ‘좋아요’ 1000개가 달렸다.
한편 최근 해외 입국자에 대한 의무 호텔 격리 기간이 단축되면서 귀국한 중국인들조차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국의 또 다른 인기 SNS 플랫폼 샤오홍슈의 한 사용자는 “외국에 살면서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데, (중국에) 돌아온 지 며칠 만에 확진됐다… 주변인 모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발열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만약 외국에서 머물 수 있는 분들이라면 당분간 귀국하지 말라”고 적었다.
지난 2주간 중국 인터넷상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무증상인 어린이가 몸이 아픈 부모에게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는 영상도 퍼지고 있으며, 동거 가족의 추가 확진을 막고자 어떻게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지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들을 소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중국 전역에서 의약품이 부족한 가운데 중국 언론은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고자 노력 중이다.
일례로 웨이보에선 남는 진통제를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내용의 영상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언론 매체는 열심히 근무하는 최전선 근로자들에게 친절히 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근로자들을 친절하게 대한 예시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뉴스 웹사이트 ‘더 페이퍼’는 청두의 정부 운영 센터에 전화를 건 어느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전화를 받은 상담사는 쉰 목소리로 계속 기침을 해댔다.
그러자 전화를 건 남성은 통화가 끊기기 전 상담사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무 문제 없다”면서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SNS 플랫폼은 게시물 중 역경 속에서 피어난 긍정적인 뉴스를 부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시태그 ‘#포기하지 않는 의사와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는 지난 24시간 동안 유행 트렌드 상위권에 머물렀으며, 국영 언론들 최전선 의료진의 공헌을 칭찬하고 나섰다.
그러나 독립적인 언론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주 중국에서 의대생들이 최전선 노동자에 대한 “더 나은 급여”와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관영 매체는 관련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중국에서 시위 관련 사진 및 영상은 현 체재에 대한 불만으로 여겨지기에 보통 검열된다.
지난달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의 보건 분야가 과한 부담을 안고 있는 건 사실이다.
외래 환자 센터에 “긴 대기 행렬”이 늘어섰으며, 발열 전문 클리닉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은퇴한 의료 종사자 수천 명이 다시 일선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여러 주요 도시의 언론들은 비상 서비스에 걸려 오는 전화가 “증가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정말 필요한 비상 상황이 아닌 이상 전화를 걸지 말아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웨이보에서도 책상 앞에 앉아 쪽잠을 자는 의료진이나, 너무 지쳐 링거를 맞는 일선 근로자들의 모습을 담은 여러 사진 및 영상이 퍼지고 있다.
어떤 남성이 발열 클리닉에서 아이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무릎을 꿇으며 애원하는 영상은 SNS에서 조회수 1000만 명을 넘었다.
영상 속 의사는 “나도 무릎을 꿇을 만큼 상황이 절박하다… 여기 모두가 6~8시간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어린이, 노인 할 것 없이 모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만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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