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olle Peixoto writing on a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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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니콜은 8살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영재성(giftedness)’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선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경과학자, 신경심리학자 등은 IQ(지능지수)가 평균 이상인 아이들을 영재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학자, 스포츠 코치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은 여러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 또한 영재로 분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영재의 정의와 개념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지속됐으나, 지능 측정 지표인 IQ 테스트에서 백분위가 97 이상인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영재로 여겨진다.

브라질 상파울루 출신의 테오 코스타 리베이로(6)가 바로 이런 영재다.

테오는 생후 6개월 만에 처음 말을 시작해, 18개월엔 이미 차분하게 문장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버지 이고르 리베이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단어를 보면 각 글자의 의미를 설명해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런데 철없이 던지는 의미 없는 질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들은 테오에게 그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테오의 호기심을 무시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또래 아이들이 알파벳을 배우고 있는 나이인 3살에 테오는 읽고, 쓰고, 계산도 할 줄 알았다.

그렇게 작년 7월 테오는 학교에 입학했고, 학교에선 이내 부모님을 호출했다. 테오의 부모님은 아들의 학업 성취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는 말과 함께, 지능 검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들었다.

아버지 이고르는 “그래서 아들을 데리고 신경심리학자를 찾아갔다”며, “거기서 지능, 정서, 운동신경 등을 검사했고, 그 결과 아들의 수준이 영재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말을 듣게 돼 조금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고르는 웃으면서 “그래서 저희 부부는 신경심리학자에게 ‘아, 그래요. 그런데 그럼 저희가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6살에 십 대 청소년 수준’

테오를 검사한 전문가는 5살인 테오의 지적, 정서적 수준이 14~15세 청소년 수준이라는 결론을 냈다.

그렇다고 테오의 행동이 여느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다는 뜻은 아니다.

테오는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학교 체육 수업을 좋아하고, 공룡을 사랑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정도로 활발한 어린아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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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는 공룡을 좋아하고, 만화 보는 걸 좋아하고,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 6살 아이지만 십 대 청소년 ‘모듈’이 작동되는 순간이 있다”고 아버지는 말한다.

이런 테오에 대해 아버지 이고르는 “테오는 공룡을 좋아하고, 만화 보는 걸 좋아하고,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 6살 아이”라면서도 “때때로 십 대 청소년 ‘모듈’이 작동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철학적인 주제로 토론을 펼치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테오에게 인간은 어떻게 번식하는지, 유전자 코드란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테오는 그야말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혼합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테오가 올해 2월 고지능자의 모임인 ‘멘사 인터내셔널’에 가입한 최연소 브라질인이 됐다.

현재 테오는 학교 수업 외에도 축구 및 음악 수업을 따로 듣는다.

한편 아버지 이고르는 “정부와 학교 차원에서 이런 (뛰어난) 아이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자 하는 장려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오의 초등학교 입학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법정까지 가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교육 당국이 마치 테오 같은 아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가며 발전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제지하는 것 같았다”는 한탄이다.

이에 대해 BBC는 브라질 교육부에 이메일과 전화로 수차례 연락해 의견을 구했으나, 이 기사가 날 때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영재교육 전문가인 패트리샤 곤칼베스는 “아이들의 영재성 발전을 위하는 학교는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지, 아이 부모가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얻고자 검찰청까지 가게 하는 학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니콜의 이야기

니콜과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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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도 또한 ‘멘사 브라질’에 속해 있다.

니콜 페이쇼토(8)는 생후 6개월에 “아빠”라고 첫 단어를 말했다.

니콜의 어머니 제시카 페이쇼토는 “니콜이 1살 때 인형을 사주곤 했지만, 니콜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연필과 종이였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니콜이 다르다고 했지만, 저는 그냥 엄마의 (자식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니콜은 여러 영재성의 징후를 보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2살 무렵에도 니콜은 “다른 아이들보다 눈에 띄는” 아이였다.

그리고 작년 제시카 부부는 7살이던 니콜을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어느 학교에 입학시켰고, 그 학교에선 IQ 테스트를 받아보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현재 니콜은 8살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머니 제시카는 “우리는 (니콜의 영재성을 증명하는) 서류가 있기에 월반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우 호기심이 많은 니콜은 수학 과목을 가장 좋아하지만, 장래 희망으로는 의사를 꼽았다.

“어느 날 교회에 갔는데 니콜 옆에 앉은 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 수학책을 갖고 있었다”는 제시카는 “그 소녀는 최소공배수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니콜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집에 오더니 그 모든 계산을 똑같이 따라 해보더니 정답을 맞혔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니콜은 6살이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 키보드를 연주해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연주 후 키보드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해줬다. “그랬더니 니콜이 곧바로 혼자서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니콜은 교우 관계도 원만하다. 어머니 제시카는 “딸은 쉽게 친구를 사귀고 어떤 환경에도 금방 적응한다”고 말했다.

제시카는 “딸이 내게 자기 삶에서 바뀐 것은 없다면서 자신은 언제나 같은 니콜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저는 딸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잘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가르치고자 노력합니다.”

영재를 판별하는 방법은?

물론 조숙성은 영재 판별의 좋은 지표이긴 하지만, 조숙하다고 해서 영재인 것은 아니다.

지적 처리 능력 정도를 판별하기 위한 IQ 등의 여러 테스트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영재로 여겨지며, 이러한 테스트는 보통 심리학자, 신경심리학자, 교육학자 및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영재임을 나타내는 몇 가지 특징들도 있으며, 그 예시로는 다음과 같다.

  • 날카로운 호기심
  • 연령 대비 고급 어휘 사용
  • 높은 학습 능력 및 매우 높은 지적 잠재력
  • 빠른 추리
  • 리더십과 자신감
  • 뛰어난 기억력
  • 창의성
  • 아이디어를 조정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능력
  • 통찰력 있는 관찰
  • 목표를 추구하는 끈기

한편 영재로 제대로 판별되지 않은 아이들은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고 문제 행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신경과학자 파피아노 데 아브레우는 “학교에선 자극이 부족하기에 막상 성적이 좋지 못한 영재들도 많다”면서 “반복적인 교수법과 교실 환경이 영재들에겐 짜증을 유발하고, 이에 따라 이들이 지닌 재능을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질 등 공식적인 영재 판별 시스템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국가가 많다. 그렇기에 보통 가족, 학교, 친구들이 “발견”하게 되는데, 영재의 수는 현실보다 훨씬 적다는 게 연구원들의 추정이다.

스포츠, 예술, 학문적 발전…이 모든 것이 영재성에 포함될까?

브라질 ‘영재협의회(ConBraSD)’는 영재를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한다. 우선 첫 번째로는 학업적으로 뛰어난 이들로, 성적이 좋고 과학적 지식을 잘 습득한다.

두 번째는 “생산적인 그리고 혹은 창의적인” 이들이다.

한편 ‘멘사 브라질’의 심리학 전문가인 프리실라 자이아는 지능과 매우 뛰어난 능력도 물론 영재성의 일부이지만, “영재라고 부르기 위해선 감정적이고 사회적인 능력 등 여러 다른 특징들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재들은 좀 더 민감하고 공감성이 높은 이들로, 정의감도 뛰어나며 관찰력도 뛰어나고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음악, 스포츠, 예술, 춤 등 지적 영역 밖의 자질도 있습니다.”

영재성을 둘러싼 논쟁

그러나 여전히 영재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의 신경심리학자인 파트리시아 레자크 박사는 “과학계에서 아직 합의된 바는 없으나, 영재성은 필연적으로 지적 능력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영재 연구소 회원’이기도 한 레자크 박사는 영재성과 뛰어난 재능을 구분했다.

“예술적, 운동적 능력이 극도로 발달하거나 혹은 특정 영역에서 특별한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영재가 아닌 재능이 뛰어난 것(high abilities)”이라는 설명이다.

여전히 영재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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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영재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엇이 영재를 만드나?

전문가들은 영재들의 뇌는 회백질이 더 크다고 설명한다.

즉 시냅스를 통한 신경전달물질 간 연결이 일반인보다 더 원활하다는 것이다. 이는 회백질이 뇌에서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일 뿐만 아니라 전전두피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 아브레우 박사는 “영재들의 뇌는 다르다. 그래서 지적으로 더 발달했다”면서 “뉴런도 크고, 더 강하고 범위도 넓고 시냅스 연결도 더 강렬하고 지속적이다. 그래서 뇌가 더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의사 결정, 논리, 기억 및 주의집중 등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더 활성화돼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지적 능력이 탁월한 아이들의 뇌는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 일반적인 아이들에 비해 그 크기가 다르다. 또한 영재들의 두뇌는 더 통합적이고 다재다능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연구도 있다.

한편 ‘멘사 브라질’의 자이아는 영재성은 의학적인 질환 혹은 상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영재성은 “신경 발달적 장애가 아닌 개인의 기능”이라는 자이아는 “영재성을 하나의 구조, 심리적 측면으로 이해하고자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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