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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

영국의 유명 패션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지난 29일(현지시간) 8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명실상부 영국 패션의 여왕”에 대한 헌사가 쏟아지고 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패션하우스는 고인이 런던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70년대에 펑크와 뉴웨이브 룩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이름을 알린 웨스트우드의 작품은 유명 패션 스타들에게도 사랑받았다.

한편 동료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별세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며 웨스트우드는 “언제나 놀라움과 충격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제이콥스는 고인의 삶과 작품에 경의를 표하며 인스타그램에 “웨스트우드가 먼저였다. 언제나 먼저였다. 화려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담은 놀라운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적었다.

“저는 당신이 생전 남긴 말과 모든 놀라운 창조물에서 아직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웨스트우드의 남편이자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인 안드레아스 크론탈러는 “비비안은 내 마음에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우리는 평생 함께 일했고, 비비안은 내게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선사했습니다.”

웨스트우드는 중성적인 디자인과 슬로건이 박힌 티셔츠,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적인 태도 등으로 유명해졌다.

또한 확고한 사회운동가로서 기후변화 등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 문제를 패션 무대에 올리며 높이고자 했다.

이러한 패션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엔 작위급 훈장을 받기도 했다.

1982년 스튜디오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모습

Getty Images
1982년 스튜디오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모습

영국 중부 더비셔주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사였던 웨스트우드는 70년대 초 당시 연인이었던 말콤 맥라렌과 함께 런던 첼시 킹스로드에 ‘렛 잇 록’이라는 옷 가게를 차리게 된다.

이후 매장 이름을 ‘섹스’로 바꿨으며, 맥라렌은 가게 단골 손님이었던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매니저 일도 함께 맡게 된다. ‘섹스 피스톨스’는 1976년 웨스트우드와 맥라렌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유명해지기도 했다.

한편 패션 디자이너이자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로 활동했던 빅토리아 베컴은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사회 활동가인 웨스트우드의 별세 소식에 매우 슬프다”고 적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순간입니다.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80년대 초 웨스트우드를 처음 만난 영국 출신 가수 보이 조지 또한 웨스트우드는 “멋지고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다면서 “명실상부 영국 패션의 여왕이었다”고 평했다.

유명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에 출연했던 배우 킴 캐트럴은 인스타그램에 웨스트우드는 “투지가 살아있던 진정한 천재”였다면서 자신이 과거 영화 시사회 드레스를 부탁하자 3일간 드레스 3벌을 제작했다면서 고인의 “너그러움과 친절함”을 보여주는 일화를 공유했다.

독일 출신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는 웨스트우드의 “독특했던 목소리는 이제 대체할 수 없을 것이며, 그리울 것”이라는 헌사를, 런던 펑크 음악계에서 유명한 가수 빌리 아이돌은 트위터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빈다. (별세 소식을) 받아들이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헌사를 남겼다.

웨스트우드의 일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측 또한 “패션계에서 진정으로 혁명적이고 반항적이었던 인물”이었다며 추모했다.

2006년에 패션계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작위급 훈장을 받은 웨스트우드

PA Media
2006년에 패션계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작위급 훈장을 받은 웨스트우드

미셸 도넬란 영국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슬픈 날이다. 웨스트우드는 영국 패션계의 위대한 인물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적었다.

“웨스트우드의 펑크 스타일은 1970년대를 뒤집어 놓았으며, 많은 이들이 평생 자신이 옳다고 믿은 가치를 지킨 그를 존경합니다.”

한편 1981년 웨스트우드는 ‘해적 컬렉션’으로 기억되는 첫 번째 정식 패션쇼를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갔다.

1992년엔 25살 연하의 전 제자 크론탈러와 결혼했는데, 크론탈러는 이후 비비안웨스트우드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올랐으며,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델 디타 본 티즈가 가수 마릴린 맨슨과의 결혼식에서 입은 보라색 웨딩드레스나,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서 유제니 공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녀)가 입은 드레스 등 2000년대까지 웨스트우드는 여러 유명 인사의 옷을 디자인했다.

웨스트우드가 디자인한 옷은 2008년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도 등장했다.

모델 나오미 캠벨이 9인치 플랫폼 힐을 신고 넘어진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 런웨이 순간으로 꼽힌다.

한편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웨스트우드는 스파이 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미국으로의 송환을 거부하며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석방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20년 7월엔 어산지의 누명을 알리는 의미로 노란색 옷을 입고 카나리아처럼 거대한 새장 안에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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