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이 현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 그중에서도 특히 사망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엄격했던 코로나19 방역 규제 대부분을 철회하면서 중국에선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일일 확진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으며, 사망자 판단 시 자체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이후 중국의 공식적인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22명에 불과하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 대응팀장은 “(중국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정의가 너무 좁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팀장은 중국 측이 발표한 수치는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 수, 중환자 입원 환자 수, 특히 사망자 수 측면에서 코로나19의 진정한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숨진 경우에만 공식적인 코로나19 사망자로 발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각국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사망자가 얼마나 더 증가했는지 집계하도록 권장하는 WHO의 지침에 어긋난다.
라이언 팀장은 최근 몇 주간 중국이 WHO에 참여도를 늘리고 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더 포괄적인 데이터”를 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의료진이 자체적인 데이터 및 경험을 개인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는 건 어떤지 제안했다.
“의사와 간호사가 코로나19 사망 및 사례를 보고할 수 있길 바란다”는 라이언 팀장은 “(WHO는) 코로나19가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기록할 수 있는 개방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의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 ‘에어피니티’는 현재 중국의 일일 감염자 및 사망자 수가 각각 200만여 명, 1만4700명인 것으로 추정한다.
약 한 달 전 소위 ‘제로 코로나’ 전략을 대부분 포기한 이후 중국 내 병원과 화장장이 포화 상태라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십여 개국이 중국발 여행객을 대상으로 방역 규제 조치를 도입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행위라며 보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일 모든 회원국에 중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탑승 전 승객들에게 코로나19 음성 결과지를 요구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현재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도 중국에선 지금까지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없다. 그러나 WHO는 코로나19 검사 자체가 줄어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기 전 백신 접종이 미흡한 교외 지역 의료 시설에 의료품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WHO의 압디 라흐만 마하무드 경보 및 대응 조정부 책임자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가족 간 모임이 늘면서 최근 몇 주 안에 중국에서 또 한 번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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