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 4일(현지시간) 비용을 절감을 위해 1만8000명 이상을 정리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감원 관련 소식이) 회사 내부에서 외부로 유출되면서”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약 3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아마존 인력 중 약 6%에 해당하는 감원 규모다.
최근 물가 위기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대형 IT(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조정을 발표한 가운데, 아마존 또한 감원 행렬에 합류하게 됐다.
재시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해고) 대상 직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해고 수당, 임시적인 건강보험 혜택 유지, 외부 취업 지원 등의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 아마존은 정리 해고를 선언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재시 CEO는 해고 대상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아마존은 “유럽 내 근로자 대표 조직” 등 감원 대상 직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감원은” 아마존 매장 운영 및 PXT(사용자 경험 및 기술 솔루션) 부서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고통’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인원 감축을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해고 규모를 발표하진 않았다.
당시 미국 언론의 예상은 약 1만 명 규모였다.
아마존은 이미 채용을 동결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과도하게 고용했다면서 물류창고망 확장도 중단한 상태다.
배달용 로봇 등 일부 사업부도 취소됐다.
재시 CEO는 이번에 아마존의 현 상황을 검토하는 일은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빠르게 회사 규모를 확장했기에 특히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래 지속되는 기업은 (시간에 따라) 다른 단계를 거친다. 기업이 매년 반복적으로 인력을 늘릴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고난의 테크 분야
분석: 조이 클라인먼, BBC 테크 에디터
미국 빅테크 기업에 고난의 시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마존 또한 최근 정리 해고를 발표한 빅테크 기업에 합류하게 됐다.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광고 수입이 감소한 상황에서 소비자들마저 고물가 위기로 지갑을 열지 않자 테크 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람들이 집에서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온라인 활동을 택하면서 테크 업계에 찾아온 호황기는 이제 끝이 났다.
아마존 또한 이미 에코(‘알렉사’로 더 널리 알려진 음성 인식 시스템)와 배달 로봇과 같은 사업을 중단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멋져 보이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던 분야다.
보통 실리콘 밸리 업계 기업들은 경쟁 기업으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하진 않아도 괜찮은 보수를 지급하며 인재를 계속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도 이제 빅테크 업계엔 감당하기 힘든 사치가 돼버린 듯하다.
실리콘 밸리에서 활동하는 컨설팅 기업인 ‘컨스텔레이션 리서치’의 레이 왕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전 테크 기업의 해고 규모는 보통 하위 1~3% 정도의 인력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소비자들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마존이 ‘앞으로 더 많은 고통’에 직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이브스는 “아마존 앞에는 더 어두운 거시경제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재시 CEO는 붙였던 반창고를 확 뜯어내듯 기업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부는 인력감축 바람
판매가 둔화하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테크 업계에서 일자리 수만 개가 사라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에 페이스북 소유주 ‘메타’는 사상 첫 대규모 해고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8만7000명 직원 중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이 해고 대상이 됐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 역사상 가장 추진하기 어려웠던 변화”라고 언급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사 또한 직원의 절반가량 규모의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한편 인력 감축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근로자들의 ‘링크드인’ 게시물에 따르면 아마존 또한 이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해고 절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BBC는 알렉사 사업부, 루나(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사업부, 킨들(전자책 단말기) 관련 자회사 ‘랩126’ 등의 직원들이 작성한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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