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95)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지난 3일간 약 20만 명이 찾아 조의를 표했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5일로 예정된 장례식을 앞두고 일반 조문은 마무리됐으며, 입관 절차에 들어갔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례 미사를 주례할 것이라고 전했는데, 현직 교황의 전임 교황 장례식을 주례는 2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는 그로부터 약 10년 만인 지난달 31일 선종했다.
한편 현지 시각으로 오전 9시 30분 성 베드로 대성당 앞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장례 미사엔 수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요청대로 검소하게 거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종 당시 국가 원수는 아니었기에, 이탈리아와 모국인 독일에서만 공식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가톨릭 통신에 따르면 폴란드와 헝가리 정상, 벨기에의 필리프 국왕, 스페인의 레티시아 왕비 등은 비공식적인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장례식 후 전임 교황은 생전 마지막 소원에 따라 역대 교황 90여 명이 잠들어 있는 바실리카 성당 지하에 안치될 예정이다.
시신은 아연으로 만들어진 관과 나무 관에 차례로 봉해지게 되며, 교황 시절을 상징하는 물품들과 함께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포르투갈은 장례 미사 당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으며, 이탈리아 공공 청사에선 조기를 게양할 예정이다.
아울러 독일에선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성당 타종으로 교황을 추모하게 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강력했던 존재감

알림 막불, BBC 종교 에디터
지난 2013년 베네딕토 16세는 600년 만에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첫 번째 교황이 됐다.
그러나 베네틱도 16세는 사임 이후에도 여전히 바티칸에서 “강력한 존재”였다는 게 영국 출신의 주교이자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갤러거 대주교의 설명이다.
바티칸 소식통 또한 베네딕토 16세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바티칸 내부 비판의 구심점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갤러거 대주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린 특정 결정에 맞서고자 베네딕토 16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면서도 두 교황은 훌륭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갤러거 대주교 또한 전 교황이 선종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사임 시기를 좀 더 자유롭게 고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만약 전현직 교황이 3명이나 있었다면 상황이 조금 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갤러거 대주교는 “그러나 이제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했기에 프란치스코 현 교황은 힘닿는 대로 계속 사역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교황의 사임이 임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일간 진행된 일반 조문 행사엔 전 세계 조문객들이 찾아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가족과 함께 로마를 방문했다는 신자 마운틴 부토락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 들어간 경험은 “아름다웠으며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고 묘사했다.
부토락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를 “매우 온화하고 겸손한” 인물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 “교황 할아버지”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잠비아 출신의 칼리스투스 카할레 카빈다마 신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는 “위대한 교황, 멋진 교황”이었다며 추모했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생전 성직자들의 성적 학대 논란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북한 새해 카드에 ‘주체 112’ 무슨 뜻?… ‘수령=신’ 북한에서나 가능한 일
- 아마존 CEO, ‘비용 절감 기조에 따라 1만8000명 감원할 것’
- WHO, ‘중국, 코로나19 사망자 수 축소’ 경고
- 부동산 규제: 서울 규제지역 6년 만에 해제…기대와 효과는?
-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사업장 최초로 노조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