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인들의 사망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망자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명 경극 배우 추란란이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지난달 사망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충격받았다. 유가족은 추란란과의 “갑작스러운 작별”에 슬프다면서도 사망 원인을 자세히 밝히진 않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으며, 이후 감염자 및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병원과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당국은 일일 확진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으며,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만을 공식적인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하겠다는 자체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이후 중국의 공식적인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22명에 불과하다.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이 현지 코로나19 상황, 특히 사망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란란 등 유명인의 사망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공식적인 사망자 통계 축소 의혹이 제기됐다.
전문 매체 ‘오페라와이어’에 따르면 추란란은 노래, 춤, 무술 등으로 줄거리를 이어 나가는 연극 예술인 경극 소프라노로, 자선 활동에도 참여했다.
한편 새해 첫날부터 유명 배우 궁진탕(83)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궁진탕은 2000년 첫 방송 이후 20년 넘게 방영되며 중국 내 최장수 TV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타지에서 온 새댁, 현지 신랑’에서 ‘캉씨 아버지’를 연기하며 유명해졌다.
궁진탕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불분명하나,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최근 발생한 다른 고령층 사망과 연결 짓고 있다.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 후얀펜은 중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 “신이시여, 부디 고령층을 더 돌봐주세요”라고 적었다.
어느 누리꾼은 “캉씨 아버지의 명복을 빈다(R.I.P)”면서 “이번 파도에 정말 많은 노인이 숨지고 있다. 가족 중 노인이 있다면 이들을 확실히 보호해야 한다”고 적었다.
한편 유명 영화 각본가 니전(84)도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론가들이 최고의 중국 영화 중 하나로 널리 꼽는 영화 ‘홍등(1991)’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언론인 출신의 후푸밍(87) 전 난징대학 교수 또한 지난 2일 세상을 떠났다.
후푸밍이 1978년 신문에 게재한 칼럼은 마오쩌둥 치하의 문화대혁명 격변 이후 혼란을 잠재우고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발란반정(혼란을 수습하고 정상을 회복하다)’ 시대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현지 언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1~26일 사이 중국 내 저명한 이공계 학자 16명의 부고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한편 사망 원인으로 코로나19를 언급하는 부고는 없었으나, 온라인상에 번지는 의심을 막진 못했다.
니전의 사망 기사에 달린 “니전도 ‘나쁜 독감’으로 사망한 것이냐?”는 댓글은 여러 공감을 얻으며 최상단에 올랐다.
또 다른 게시물은 “인터넷을 전부 뒤져도 그의 사인에 대한 어떤 언급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국에선 보기 드물게 거리로 나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반대하며 ‘제로 코로나’ 폐지를 외쳤던 시위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어느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그 사람들은 지금 노인들의 상황을 보며… 그들이 외치던 자유를 위한 길을 닦으면서 행복한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이렇게 큰 나라에서 여러 의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면서 시위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 중국이 코로나19 대책에 있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이런 의혹에도 여전히 전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유행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
베이징시 호흡기질환연구소 소장은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겨울 노인 사망자 수가 과거보다 “확실히 많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체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위중증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주 시민들에게 코로나19에 맞서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이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비판은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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