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지난 2020년 3월 이후 3년만인 8일 해외 입국자에게 국경을 다시 열었다.
이에 따라 입국자들은 더 이상 의무적으로 시설 및 자가 격리할 필요가 없어지게 됐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맞서고 있는 중국이 이전까지 고수하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주요 변화를 알린 것이다.
물론 입국자들은 출발 48시간 이내에 실시해서 얻은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결과지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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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경 재개방 소식에 가족과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리던 수많은 시민이 환호했다.
홍콩에서는 앞으로 몇 주간 베이징과 샤먼 등 중국 본토로 가기 위해 40만 명이 몰리는 등 긴 줄이 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경 재개방 첫날인 지난 8일, 강주아오대교(홍콩-주해-마카오대교)에 도착한 이층 버스는 승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광둥성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들 승객 중엔 고향으로 간다는 대학생도 있었다.
어느 남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본토의 대가족을 3년간 보지 못했다면서, 본토 행 티켓을 막 구매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여성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 중 한 분이 대장암 투병 중이지만 수년 동안 보지 못했다며 다시 만날 수 있어 “정말,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국경이 다시 개방된 8일은 ‘춘원’의 시작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설을 맞아 대규모 인구가 귀성하는 춘절 연휴 특별 수송기간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매년 세계 최대의 인구 이동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았다.
이번 춘절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2배 급증한 20억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에서 살다가 이번 설을 맞아 중국의 가족을 만나러 왔다는 리화는 고향에 온 지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돌아올 수 있어, 중국의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내와 아기와 함께 홍콩을 방문한 이후 광둥성 주하이로 돌아왔다는 마크 클레이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하이로 돌아오는 여정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클레이튼은 “PCR 검사 결과를 제시할 필요도 없었다. QR 코드를 스캔한 뒤 빠르게 세관 신고를 진행했다. 그리고 나선 막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경 재개방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현지 버스 운전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입국자들로부터 바이러스가 옮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한편, 버스 운송 회사가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고수한 국가로, 여러 차례 봉쇄 조치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검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엄격한 정책은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최근 10명이 사망한 신장 지역 고층 건물 화재 사건으로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가 촉발하자 정부는 결국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를 발표했다.
당시 장기간 지속되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해당 화재 사건의 사망자 규모를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한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거의 폐지한 이후 중국 내 병원 및 화장장이 포화상태라는 보도가 있긴 했으나, 당국은 일일 확진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으며, 지난 7일 기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일일 사망자는 단 2명이었다.
같은 날 중국 정부는 당국의 코로나19 정책을 비판한 SNS 계정 1000여 개를 정지시켰다.
한편 확진자 급증 등을 우려한 영국 등 다른 여러 국가가 중국발 승객에게 코로나19 음성 결과지 제출을 의무화하자 중국 정부는 크게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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