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의 어느 아파트 모습이 SNS에 퍼지며 충격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외벽이 뜯겨 나가면서 내부가 드러난 부엌은 노란색 찬장과 함께 밝고 가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해당 아파트에는 유명 복싱 코치 미하일로 코레노브스키도 살고 있었다. 코레노브스키 코치는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으나, 아내와 자녀들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노브스키 코치가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집에서 축하하는 모습의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해당 미사일 공격으로 어린이 3명 등 40명이 사망했으며, 16일 저녁 기준 30여 명이 실종 상태다.

폭격으로 겉면이 뜯긴 부엌 사진을 통해 평범했던 삶과 비정상적인 삶의 극명한 대조를 느낄 수 있다. 어느 가족이 일상을 살아갔을 아늑한 부엌은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한 황폐함에 둘러싸여 있다.

아파트 외벽이 완전히 파괴되었음에도 밝은 노란색 찬장이 눈에 띄는 이 현대식 부엌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다.

식탁 위에는 사과가 담긴 그릇이, 싱크대 옆엔 설거지를 기다리는 식기가 놓여있으며, 부엌 한편에는 오븐 장갑이 여전히 가지런히 걸려 있다.

조야 야로시 우크라이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요리하고, 식사하고, 대화하고, 기념일을 보내며 웃고 떠들었을 곳”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를 조국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비교했다.

“(파괴된 건물은) 마치 우크라이나 땅에 남은 상처와도 같습니다. 우리들의 집에 상처가 남았습니다.”

SNS에선 해당 부엌에서 일상을 살았을 어느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활발히 오갔다. 치열한 전쟁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가족의 모습이 느껴진다는 의견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트위터 이용자 알리나는 “이 부엌은 내가 자란 아파트, 조부모님이 살았던 아파트, 사촌들이 살았던 아파트가 떠오른다. 우리도 식탁 아래 의자 2개를 집어넣고 살곤 했다”고 언급했다.

파괴된 주방과 같은 주방에서 어느 가족이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됐다

Ukrainian armed forces/Telegram
파괴된 주방과 같은 주방에서 어느 가족이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됐다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 이 부엌은 어느 가족의 행복했던 순간 속 배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딸아이의 생일 파티다.

온라인에 공유돼 우크라이나 군이 재게재한 영상에 따르면 커다란 생일 케이크를 선물 받은 한 어린 소녀가 미소 지으며 촛불 4개를 불어 끈다.

영상에선 노란색 찬장과 벽에 걸린 오븐 장갑, 텔레비전 등이 선명하게 보인다.

영상 속 인물들은 코레노브스키 가족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다행히 살아남은 것으로 보이나, 코레노브스키 코치는 목숨을 잃었다.

해당 생일파티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쟁이 얼마나 갑작스레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준다.

리자 포크트 BBC 러시아 방송 기자는 “아마도 [코레노브스키 코치가] 가족을 위해 사 왔을 사과는 건물이 파괴된 이후에도 여전히 식탁에 남아있다”면서 “아니면 싱크대 옆에 식기를 두고 간 사람이 코레노브스키 코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에 떨어진 미사일로 적어도 40명이 사망했다

Yan Dobronosov
해당 건물에 떨어진 미사일로 적어도 4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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