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4300년간 굳게 닫혀 있던 석관 속 금박으로 덮인 미라 등 고대 무덤 4개와 함께 여러 유물이 발굴됐다.
금박으로 덮인 미라는 ‘헤카세페스’라는 인물로 추정되며, 이집트에서 발견된 왕실 일가가 아닌 인물의 미라 중 가장 오래되고 완전한 형태다.
해당 무덤은 카이로 남부 사카라에서 아래쪽으로 15m 파 내려간 지점에서 발견됐으며, 또 다른 무덤 3개가 함께 발견됐다.
이 중 한 무덤은 “비밀 유지자”의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번 고대 네크로폴리스(죽은 자들의 도시)에서 발굴된 미라 중 가장 큰 미라의 주인은 생전 성직자, 조사관, 감독관이었던 ‘크눔드제데프’라는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미라의 주인은 ‘메리’라는 인물로, “비밀 유지자”라는 칭호를 받은 고위 궁정 관리였다. 그는 특별한 종교의식을 수행할 수 있던 권한이 있었다.
아울러 판사이자 작가였던 ‘페텍’이라는 인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선 이 지역에서 발견된 조각상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이는 조각상 컬렉션이 함께 발견됐다.
이번에 발굴된 무덤 4곳에선 도기 등 여러 물품이 함께 출토됐다.

고고학자인 자히 하와스 이집트 국립 고대 유물 관리청 전 장관은 무덤과 출토품 모두 기원전 25세기~2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에 참여한 또 다른 고고학자인 알리 압두 데시스는 “이번 발견은 왕과 그 주변 인물을 연결해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카라는 3000년 이상 묘지로 이용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과거 고대 이집트의 수도였던 멤피스 근처로, 이번에 미라가 발견된 갱도 근처의 계단식 피라미드 등 피라미드 십여 개가 모여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편 하루 전날인 25일엔 이집트 남부 룩소르에서 서기 2~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로마 시대 주거 도시 유적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곳에선 주거용 건물과 탑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항아리, 각종 도구, 로마 시대 동전 등이 발견된 ‘금속 작업장’도 발견됐다.
최근 몇 년간 이집트 당국은 관광 산업 부흥을 위해 주요 고고학적 발견을 다수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줄곧 개장이 연기됐던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이 올해 드디어 개장하면서 2028년까지 관광객 연간 3000만 명을 끌어들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학술 연구보다 미디어의 눈길을 끄는 발견을 우선시한다는 비난도 있다.
- 미국서 총기 난사 사건이 급증한 이유
- 미 FBI, 랜섬웨어 조직 ‘하이브’에 해킹 반격
- 성폭력: 코로나19 봉쇄 기간 아동 성 착취물 10배 증가
- 러시아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9명 한국행… ‘제재 이후 불법체류∙생활고 시달려’
- 대리모: 왜 유명인의 아기를 대신 임신하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