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군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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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이 러시아, 중국과 함께 오는 17일부터 연합 해상 훈련을 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 시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과 맞물리면서 미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

남아공, 러시아, 중국의 계획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러시아, 중국 3개국은 오는 17일부터 남아프리카 연안 인도양에서 10일간 연합 해상 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군(SANDF) 측은 자국군 350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르코늄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시스템을 탑재한 ‘아드미랄 고르슈코프’ 전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미사일은 음속의 9배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사거리는 1000km 정도다.

남아공 싱크탱크 안보 연구소(ISS)의 데니스 레바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연합 훈련을 통해) 자신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남아공 측은 이번 훈련 계획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난 2019년 실시한 연합 훈련에선 각국 군함 1척씩 총 3척과 연료 보급선, 측량선 등을 합해 총 7척이 투입됐다.

당시 이들 3개국은 해안가에서 발생한 홍수 및 화재 대처 및 해적이 탈취한 선박 구출을 연습했다.

남아공에서 논란이 된 이유는?

이번 달 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함께 훈련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유엔(UN)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는 투표가 벌어졌을 때도 남아공은 기권을 택했으며, 미국과 유럽의 반러 제재 동참 권유 또한 거부했다.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의 소유로 추정되는 호화 요트 ‘노르드’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정박 허가를 받았다.

또한 러시아 정부를 위해 무기를 실어 나른 혐의로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의 상선 ‘레이디 R’이 최근 남아공 해군기지에서 화물을 하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아공 당국은 선적물엔 지연되고 있던 자국의 탄약 주문량이 포함돼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한편 남아공 당국은 2011년 이후 미국과도 4차례 연합 훈련을 실시했으며, 프랑스와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와도 함께 훈련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달 나레디 판도르 남아공 외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친한 국가들과 함께 군사훈련을 한다”고 언급하면서 일부 국가엔 이러한 연합 훈련이 허용되면서도 다른 국가엔 그렇지 못한 국제 사회의 “이중 잣대”를 비난했다.

남아공은 왜 참여하나?

남아공이 이번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엘리자베스 시디로풀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문제연구소(SAIIA) 소장은 남아공 군대의 자금 상황이 넉넉지 않으며, 업무 부담이 막중하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해군의 최우선 과제는 해역 내 어업 활동을 보호하고 인도양에서 벌어지는 해적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그런데 “해적 소탕 등 연안에서 발생하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선 외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남아공의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는 러시아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알렉스 바인스 박사는 ANC와 러시아의 관계는 소수의 백인이 지배 세력으로 군림하던 1994년 이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바인스 박사는 “계속 자신들을 지지해줬던 러시아이기에 ANC의 원로 지도부는 러시아에 감정적인 애착이 있다”면서 “남아공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에 등 돌리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현대에 들어서도 러시아, 중국, 남아공 모두 세계 주요 신흥 경제국 일부를 대표하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회원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러시아와 중국이 원하는 바는?

시디로풀로스 소장은 올해 실시할 훈련에서 러시아가 그 누구보다도 얻을 게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러시아가 여전히 (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힘을 쓸 수 있고, 전 세계에 걸쳐 동맹국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즉 오직 서방 국가들만이 러시아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한편 중국은 자국 항구에서 출발한 상선이 아프리카로 갈 수 있는 항로를 계속 확보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게 바인스 박사의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아프리카 해안 근처 인도양에서 자국의 해군력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자국 해군을 국제 수역으로 내보내고 싶어 합니다.”

“중국은 이미 동아프리카 해안 국가 지부티를 해적 소탕용 해군 기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마도 더 많은 기지 확보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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