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연합훈련을 비난한 데 대해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 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연합훈련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훈련이자,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동맹들과의 긴밀한 협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린 대북 적대적 의도가 없고, 양국 및 역내 모든 우려 사항을 다루고자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북측이 편리한 시간과 장소에서 그들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미국은 전제조건 없이 대북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이 전례 없는 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여전히 계속해서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일 새벽 발표한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을 비난했다.
담화는 “연합훈련은 전면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 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안은주 한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핵 미사일 도발·위협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B-1B 한반도 전개… 미국의 의도는?
지난 1일 한미 공군은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미국 측 전략자산을 동원해 확장억제 공약 실행력을 과시한 것이다.
훈련에는 미 공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해 F-22, F-35B 등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B-1B는 훈련 종료 후 미 본토로 복귀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폭격기기동군(BTF) 임무를 위해 괌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B-1B와 F-22, F-35B의 한반도 동시 출격은 지난 2017년 12월 초 실시된 ‘비질런트 스톰’ 훈련 이후 5년여 만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BBC에 “대북정책이나 북미대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며 다만 “확장 억지를 위해 상당히 애를 쓰고 있다는 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 일본에서 꾸준히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력 강화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그리고 이번 미 국방장관 방한까지 미국의 확장 억지 강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SCM에서 한미가 핵 운용과 관련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결정한 점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올해가 그것을 채우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미국의 전략자산 적기 전개가 한국의 핵 보유, 전술핵 재배치 의지 등을 단념시킬 정도의 충분한 조치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미국의 확장 억지력에 의구심을 품는 것도 북한의 도발 때문이고 미국 역시 한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 차원에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것”이라며 “북한에게 보여줌으로써 북측 도발을 억제하려는 측면도 있는 만큼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결국 한국과 북한 모두를 향한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과 상호운용성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훈련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한 대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를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하는 양국의 굳건한 결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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