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시리아 국경 인근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8배 증가할 수 있다며경고했다.
현재 자 수는 3400여 명으로 집계됐으나, 피해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1차 지진 발생 약 12시간 뒤 또 한 번 대규모 지진이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을 강타했다.
현재 구조대가 눈이 내려 얼어붙은 건물 잔해를 샅샅이 뒤지며 생존자 수색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전문 구조대, 탐지견, 구조장비 등을 파견해 지원에 나섰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 17분 가지안테프주 인근에서 발생한 첫 번째 지진은 깊이 17.9km, 규모 7.8을 기록했다.
해당 지진에 대해 지진학자들은 튀르키예에서 관측 기록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밝혔다. 생존자들 또한 2분간 진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뒤이어 발생한 규모 7.5의 2번째 지진은 카라만라스 지방의 엘비스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여전히 피해 지역 전역에선 여진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 및 부상자 수는 지난 6일 당일 내내 급증했다.
WHO는 구조대가 건물 잔해에서 더 많은 사상자를 발견하고 있다면서 그 수가 8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지만 보통 지진 발생 후 1주간 사상자 수가 상당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몰우드 계획관은 게다가 피해 지역에 눈이 내리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몸을 피할 곳이 없어 피해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시리아 북쪽 지역은 이미 앞선 내전으로 황폐해진 곳으로, 난민 수백만 명이 인근 튀르키예 등에 걸쳐 난민촌을 이루고 있다.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도 사망자 수십 명이 보고됐다.
시리아와 튀르키예 양국의 건물 수천 채가 무너진 가운데,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을 통해 주변 시민들이 몸을 피할 곳을 찾기 위해 뛰어가는 와중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을 확인할 수 있다.
12층 높이의 높은 건물 여러 채가 있던 곳은 현재 평평해졌으며, 수많은 도로가 파괴됐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거대한 건물 잔해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2000여 년 전 지어진 역사적인 가지안테프 성 또한 무너졌다.
안나 포스터 BBC 중동 특파원이 진앙과 가까운 오스마니예에서 참혹한 현장을 취재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탓에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도시엔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습니다.”
포스터 특파원은 “여진이 계속 느껴진다”면서 “또 다른 건물이 추가로 붕괴할 수도 있기에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의 에너지 인프라도 큰 피해를 입었으며, 남부 지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도 등장했다. SNS 사용자들은 해당 화제가 가스 파이프라인 손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티흐 돈메즈 튀르키예 에너지부 장관은 인프라가 크게 파괴됐다고는 밝혔으나, 화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 중 하나로, 지난 1999년엔 북서쪽을 덮친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1만7000여 명이 숨졌다.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지진은 1939년 동부 에르진칸 지역에서 발생해 3만3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이다.
카라만마라스 지역 주민 멜리사 살만은 지진이 잦은 지역에 살기에 “익숙하다”면서도 이번 지진은 “처음 느껴보는” 종류였다고 말했다.
“종말이 찾아온 줄 알았다”는 설명이다.

‘튀르키예 적신월사’는 시민들에게 헌혈 참여를 유도했으며, 케렘 키니크 적신월사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추가적인 혈액 및 의약품이 피해 지역으로 수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45개국이 손길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재난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튀르키예에 수색구조대를 파견했으며, 네덜란드와 루마니아는 구조대를 특파했다. 영국 정부는 전문가 76명, 장비, 탐지견 등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미국도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란 당국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술레이먼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하타이, 오스마니예, 아디야만, 말라티아, 산리우르파, 아다나, 디야르바키르, 킬리스 등 도시 10곳이 이번 지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해당 피해 도시의 학교엔 최소 일주일간 휴교령이 내려졌다.
한편 시리아 북서부 반군 장악 지역에서 활동하는 ‘화이트헬멧 구조대’ 소속 자원봉사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튀르키예 인근 사르마다의 참상을 설명하며 눈물을 삼켰다.
봉사자는 “시리아 북서부 여러 도시와 마을의 여러 건물이 무너졌다”면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잔해 속에 깔려있다. 이들을 구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다. 국제 사회가 나서줘야 한다. 우리를 돕고 지원해야 한다”는 그는 “시리아 북서부는 재앙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은 매우 강력해 인근의 키프로스, 레바논, 이스라엘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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