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부모가 되길 꿈꿨다는 파발은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현재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반대로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남성으로 살아가는 자하드는 현재 임신 중으로 곧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있다.
이들 커플의 SNS엔 임신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인도의 트랜스젠더 배우 S 네그하는 파발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에 “트랜스젠더 또한 가족을 꾸릴 자격이 있다”는 댓글을 적었다.
파발과 자하드는 “인도 사회에선 드문 경우”라면서 “(아기의) 생물학적 부모가 된 인도 트렌스젠더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트스젠더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나, 활동가들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2014년 인도 대법원은 트랜스젠더를 인정하고 이들도 동등한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교육과 의료 등 여러 방면에서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3년 전 서로를 처음 만난 파발과 자하드 또한 처음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파발은 “매우 보수적인 이슬람 가정에서 태어났다.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난 내가) 고전 무용을 배우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은) 제가 춤을 추지 못하도록 머리를 자르실 정도로 보수적입니다.”
파발은 청소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떠나 그 길로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센터에서 무용을 배운 파발은 이제 케랄라주 코지코드에서 무용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자하드는 케랄라주 뜨리웬드럼시 어촌 마을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회계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있다.
자하드는 트랜스젠더임을 고백한 뒤 가족 곁을 떠났다. 그러나 가족들은 자하드의 임신 이후 이들 커플을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있다.
파발은 “자하드의 가족은 임신 중인 자하드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자하드의 모친은 이들 커플에게 처음엔 임신 사실을 대중에 알리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결국 허락했고 지난주 이들 부부는 인스타그램에 임신 소식을 처음 알렸다.
한편 이들 커플은 파발의 가족과는 아직 왕래하지 않고 있다.

파발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1년 반 전 아기를 갖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자하드가 아직 난소와 자궁을 제거하지 않았던 상태였기에 이들 커플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성 전환 호르몬 요법을 중단했다.
이들 커플을 도운 의료진은 언론과 말할 수 없으나, 다른 트렌스젠더 커플과 함께 해온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의 내분비학자 마헤쉬 의학박사는 “출산 후 성호르몬 요법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발과 자하드 커플은 아기가 태어나면 생계유지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발은 “먹고 살기 대단히 어렵다”면서 무용 교습소에 더 많은 학생을 불러 모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하드는 출산 후 약 2달 뒤부터 다시 일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육아를 담당할 것입니다.”
이들 커플은 자신들이 속한 트랜스젠더 공동체에선 이들의 임신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파발은 “물론 트렌스젠더 공동체 내부 혹은 외부에도 고정관념이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트렌스젠더 남성은 아이를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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