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1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한다. 앞서 지난달 2일 중국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한국 외교 당국이 중국 내 공관에서의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지 40일 만이다.
한국 정부는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최근 중국발 입국자 양성률이 1%대로 낮아졌고 중국발 확진자 중 우려 변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1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19 규제에 반발해 지난달 10일부터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던 중국 정부도 이러한 ‘보복 조치’를 철회할지 주목된다.
‘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정점 지나.. 입국 전후 검사는 유지’
한국 정부는 지난달 2일 중국발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도입하며 당초 1월 말까지로 기한을 정했다 2월 말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날 한국 중대본은 조기 해제를 결정한 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점,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달 4일 31.5%까지 올라갔던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검사 양성률은 중국발 입국자에게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 지난달 5일부터 꾸준히 낮아져 지난달 14일부터는 계속 한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공항에서 검사를 받은 중국발 단기체류 입국자의 양성률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지난주) 동안 1.4%(1788명 중 25명 확진)를 기록했다. 지난주 전체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은 1.1%로 직전 주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인 9일 하루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온 입국자는 1971명이다. 이 가운데 공항검사센터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단기체류 외국인은 250명, 이 중에서도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양성률 1.2%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방역당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사전 및 사후 검사 의무 등 나머지 방역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성호 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입국자 대상 나머지 방역 조치에 대해서는 향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한국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사전 및 사후 검사 의무는 각각 지난달 5일, 2일부터 적용된 바 있다.
한편 입국 후 PCR 검사를 시행한 지난달 2일 이후 이달 9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은 789명으로, 9일 기준 누적 양성률은 전날 7.6%보다 0.2%포인트 하락한 7.4%다.
중국 정부, ‘보복 조치’ 철회할까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달 10일 한국과 일본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일본 국민에 대한 일반 비자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11일에는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외국인이 72~144시간 동안 중국 공항 등 지정된 곳에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던 비자 면제도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본에 대해서는 일반 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본토 입국자 혹은 7일 이내 중국 본토를 경유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일본은 또 한국처럼 중국발 비행기가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을 제한하기도 했다. 다만 일본은 한국과 달리 중국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던 적은 없다.
한편 일본에서도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 19 양성률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일본 정부가 이달 말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방역 조치들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현재 중국발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19 검사를 이달 하순부터 무작위 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며, 제3국을 경유하는 입국자나 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같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일본 정부가 나리타, 하네다 등 현재 4곳으로 제한된 중국발 여객기 입국 공항을 늘리고 항공기도 증편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한국은 올해부터 중국발 항공기 도착지를 인천공항으로 일원화해왔다.
한국 코로나 상황 ‘안정세’
한국 방대본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3504명 늘어 누적 3032만5483명이 됐다.
이는 전날 1만4644명 대비 1140명 줄고 일주일 전 금요일인 지난 3일(1만4961명)보다는 1457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금요일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1일(9514명) 이후 32주 만에 가장 적은 수를 보였다.
국내발생 확진자는 1만3466명, 해외유입 확진자는 38명이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 15명은 공항·항만 등 검역 단계에서 확인됐다.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 중 중국발 입국자는 11명(28.9%)으로, 여기에는 입국 후 공항 내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 외에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장기체류 외국인, 내국인도 포함돼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17명 증가해 누적 3만3697명으로 전체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중을 뜻하는 치명률은 0.11%를 유지했다.
위중증 환자는 6명 감소한 287명으로 닷새째 200명대를 보였다. 신규 입원 환자는 16명 늘어난 76명이다.
전날인 9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3.7%로 나타났다. 보유 병상 수는 1057개로 807개가 남아있다. 감염병 전담병원 중등증 병상은 783개 중 113개(14.4%)를 사용 중이다.
한국은 국내 코로나 19 확산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 30일부터 병원과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한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7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 튀르키예 지진: 내진 설계가 무색했던 건물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
-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 명 넘어 … 얼어붙은 날씨에 상황 악화
- 베트남 전쟁: 한국 사법부, 55년 만에 베트남 민간인 학살 ‘정부 책임’ 인정, 그 의미는?
- 북한 열병식, 장거리급 신형 ICBM 공개?… ‘전술핵 보유 논란 종결’
- 화제가 된 인도 트랜스젠더 커플, 한 달 빨리 출산… ‘기쁨의 눈물’로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