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과 남극엔 어떤 소리가 날까.
마치 해양 음향연구소와 같은 극지방에선 얼음의 “노래”나 우주에 있는 듯한 바다표범의 소리부터 인간이 자원 탐사를 위해 내는 지진파의 천둥 같은 소음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극지방의 소리 50여 개를 녹음한 프로젝트가 이번에 공개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간의 활동 증가로 인해 바다가 얼마나 시끄러워지고 있는지, 또 이에 따라 해양 생물이 어떻게 방해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 생물 다양성 연구소’ 및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소속 연구원이자 예술가인 제라인트 리스 휘태커 박사는 “(극지방에서 녹음된) 소리는 대부분 사람에겐 꽤 생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휘태커 박사는 “우리는 극지방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상상을 바탕으로 한 경우일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과학 기기가 부착된 부유물에 수중 마이크를 약 2년간 부착해 북극과 남극의 다양한 소리를 담았다.
마이크엔 남극 로스해물범의 울음소리도 담겼다. 이 바다표범에 대해선 많이 알려진 바가 없다.
로스해물범의 주 서식지는 남극의 넓은 바다와 유빙으로, 인간의 접근이 어렵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의 로스해물범 울음소리를 5번 포착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게잡이물범, 밍크고래, 외뿔고래, 혹등고래 등의 소리가 담겼다.

극지방에선 워낙 동물들이 광대한 지역을 이동하기도 하며, 탐사가 어려운 환경이기에 이러한 소리를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휘태커 박사 또한 “(극지방) 포유류들이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어렵다”고 설명했다.
얼음이 붕괴하며 포효하는 듯한 소리 또한 담겼다. 이러한 해빙 현상은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으로 일부 극지방에선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얼음이 “노래하는” 듯한 섬세한 소리도 녹음됐다. 얼음이 물속에서 움직이거나 온도의 변화에 따라 수축하거나 다시 얼면서 발생하는 소리다.
휘태커 박사는 연구 기관이 발표한 연구 논문을 찾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이번에 녹음된 극지방의 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이 극지방의 바다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 생명체 보존에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기후변화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북극의 기온은 전 세계 다른 어느 지역보다 4배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편 수중 마이크에는 선박과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 등 바다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소음도 포착됐다.
해저 탐사용 지진파 소음 등은 먼 거리를 이동하며, 생물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휘태커 박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바다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알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해양 생물에게 피해를 주는 선박과 준설 작업 관련 소음 제한법이 시급함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운드 아트 프로젝트 ‘시티즈 앤 메모리’와의 협업으로 이렇게 녹음된 소리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100여 개 이상의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시티즈 앤 메모리’의 설립자 스튜어트 포크스는 “극지방 기온이 지구 평균 기온보다 더 빨리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녹음된 소리들을 통해 아름답지만 극도로 변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대중이 관심을 두게 되길 바란다”면서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해 극지방을 보존할 방법을 생각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해양 음향 그룹’ 소속의 일사 반 옵즐란드 박사 또한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 자연 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예술을 통한 (과학) ‘번역’을 통해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 또한 접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출판물이나 논문을 뛰어넘어 과학 데이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식지를 보호, 보존, 복원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예술과 과학의 상호작용은 이러한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이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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