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터키)·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11일 일부 지역에선 그룹 간 충돌 등으로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
11일 기준 누적 사망자가 2만 8000명을 넘었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기적'과 구조 소식에도, 매몰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현지 구조단이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독일 구조단과 오스트리아 군 구조대는 알 수 없는 다른 그룹간의 충돌로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진으로 폐허가 된 거리 곳곳에서 시신이 방치돼 있고, 영하권 날씨에 수도나 전기 시설도 파괴돼 생존자들의 건강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 구호품과 식료품이 턱없이 부족해 약탈행위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명령으로 이러한 불법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군 대변인은 11일 오전 터키 남부 하타이에서 발생한 충돌로 수십 명의 오스트리아 군 구조대가 인근 다른 국조 구호단으로 피신을 해야했다고 밝혔다.
"터키 지역 세력들간의 공격이 크게 증가했다"고 피에르 쿠겔바이스 오스트리아 긴급구호대 중령은 밝혔다.
그러면서 "생존자를 구조 가능성과 안전 위험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 구조대의 작업 중단 후 몇 시간만에 터키 국방부는 구조 작업 재개를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독일 국제구조대(ISAR)과 독일연방기술구호청(TSW)도 안전 위험으로 인해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하인 ISAR 대변인은 “지역 다른 그룹간의 충돌이 늘고 있고, 무기도 사용됐다”고 밝혔다.
음식과 물도 동이 나면서 안보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독일 팀은 전망했다.
“우린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안보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스티븐 바이어 ISAR 담당자는 말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 당국은 11일 기준 터키에서만 총 2만 4617명의 누적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확인된 사망자도 3500명을 넘어 이번 지진 누적 사망자는 2만 8000명을 넘어섰다.
11일 피해 지역을 찾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이는 곧 지금부터 약탈이나 납치 등에 관련된 이들은 국가의 강한 통제가 뒤에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하루에만 48명이 약탈 행위로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터키에선 이번 지진 피해자 구조와 재난대비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매몰 100시간 만에 구조
지진 발생 엿새째인 이날 곳곳에서 기적 같은 매몰자 구조 소식도 들렸다.
터키 가지안테프 지역에서는 5명의 일가족 모두 생환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AP통신은 부모와 두 딸과 아들 모두 집 건물에 5일 이상 갇혔다가 이날 구조됐다고 전했다.
BBC는 지난 8일 터키 남부 안타키아에서 구조된 자매의 구조 화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 지역에서 발생한 “100년만에 가장 큰 재난”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본 재난 중 가장 최악인 동시에 가장 놀라운 국제대응을 보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재난 대응을 위해 지역 정치 분쟁은 중단돼야 하며, 이미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랜 분쟁 중인 아르메니아와 터키는 35년 만에 처음으로 구조대와 구호물품이 양국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도 정부가 반군 장악지역에 유엔 구호품이 도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리아 지진 피해 지역에 국제 원조의 손길이 신속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 도 있다.
‘하얀 헬멧’으로 알려진 시리아 민방위대의 이스마일 알 압둘라는 BBC에 생존자 수색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했던 장비들은 결국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 시리아 대표부 시반카 다나팔라는 알자지라 방송에 최대 5백만 명 이상의 시리아인들이 이번 지진으로 집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터전에서) 쫓겨난 많은 시리아 인구를 고려하면 정말 큰 숫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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