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캐나다 국경에 접한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를 발견해 격추했다. 북미 영공에서 비행 물체가 격추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오후 휴런호 근처에서 격추 명령을 내렸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물체가 약 6100m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어 민간 항공기에 위험이 될 수 있었다면서, 11일 북서부 몬태나주의 민감한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해당 비행 물체는 이 팔각형 모양의 무인 비행체는 군사적 위협은 아니었으며, F-16 전투기가 출동해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42분 격추했다고 한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번 달 북미 상공에서 격추된 여러 고고도 비행 물체에 대한 추가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지난 4일 중국의 정찰용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미 대륙 상공에서 며칠 동안 떠돌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격추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당국은 중국이 보낸 것이 맞으며 감시용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감시용 장비가 아닌 기상 관측 장비이며, 경로를 빗나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해당 사건에 대한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해당 사건 이후 미군은 지금까지 고고도 비행 물체 3개를 추가로 격추했다.
지난 10일엔 바이든 대통령이 알래스카 상공에서의 미확인 물체 격추를 명령했으며, 다음날인 11일엔 캐나다 북서부 유콘강 상공에서 유사한 물체가 격추됐다.
가장 최근에 격추된 비행 물체를 포함해 이러한 비행 물체의 소유국이나 목적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당국 모두 잔해 수습 작업 중이나, 북극의 상황으로 인해 알래스카에서의 수색은 난항을 겪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 “이 비행물체들은 [4일 발견된] 풍선보다 훨씬 크기가 작고 비슷하지 않다”면서 “잔해 회수 전까진 특징에 대해 단정 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라인: 미확인 비행 물체
2월 4일: 미군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의심스러운 비행 물체를 격추했다. 며칠 동안 미 상공을 떠돌던 해당 기구에 대해 미 당국은 중국에서 보낸 감시용 풍선으로 민감한 지역들을 감시해왔다고 말했다.
2월 10일: 미군은 알래스카 북부 앞바다의 또 다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해당 물체에 대해 당국은 추진체 또는 통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월 11일: 미 전투기가 자국 국경에서 약 160km 떨어진 캐나다 유콘 상공에서 ‘고고도 공중 물체’를 격추했다. 해당 물체는 원통형으로, 4일 격추된 풍선보다 크기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2일: 미 전투기가 “매우 신중하게” 휴런호 근처 상공에서 4번째 고고도 물체를 격추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정보당국이 지난 10일과 11일에 격추된 비행물체도 감시용 풍선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머 대표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당국은 이 물체들을 [풍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처음 격추된 비행물체보단 “훨씬 작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러한 풍선에 대해 몰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마 이 모든 감시 기구를 종합 분석해본 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민주당 출신의 데비 딩겔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지난 12일 미시간주 상공에서의 격추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디에서 온 것이며 목적은 무엇인지, 왜 이렇게 자주 발견되는지 등에 대한 사실이 알려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출신의 존 테스터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주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면 …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군은 무엇이 상공에 떠돌아다니고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계획뿐만 아니라 위험 요소인지 결정할 수 있는 계획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 발견된 풍선을 훨씬 더 빨리 격추했어야 했다며 늦장 대응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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