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UN)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가 이번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북서부 반군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할 통로 2곳을 새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현재는 이용 가능 통로가 1곳”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접경국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현재까지 양국의 사망자가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앞선 내전으로 이미 피폐해진 시리아에 지원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시리아인이 분노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행정부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구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제 구호 단체는 아사드 정부의 잘못된 국가 운영과 시리아 지역 내 외부 단체 개입 거부가 구호 활동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시리아에선 5700여 명이, 튀르키예에선 3만1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구호 단체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선 10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시리아에서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가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희미해지면서 양국의 구조팀은 여러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줄여나가고 있다.
한편 UN은 지난 13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대통령과의 고위급 회담 이후 ‘바브 알-살람’과 ‘알 라에’ 등 새로운 국경 통로 2곳을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반군이 장악한 북서부 지역으로 향하는 해당 통로는 우선 3개월간 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BBC 라디오4 ‘월드 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통로 2곳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은 (시리아 정부와의 이번) 합의가 충분히 오래 지속되길 희망합니다. UN은 가능한 한 빨리 해당 통로를 이용해 지원 물자를 전달할 것이며, 현재 그 어떠한 가정이나 추측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사람들이 이번 재난 상황에서 정치를 잠시 제쳐두리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두자릭 대변인은 정확한 개방 날짜 등 더 이상의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두자릭 대변인은 시리아로의 이동 통로 허가가 지연된 것에 대해선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UN이 알기론 UN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지원 단체들이 국경을 넘어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특정 범위 내에서 활동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UN의 특성입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진 발생 후 며칠간 시리아 정부 통제 지역엔 러시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우호국으로부터 구호물자가 도착했다.
그러나 황폐해진 시리아의 북서 반군 통제 지역은 사실상 외부와 단절된 채로 남아 있다. 이들 지역에 국제 사회가 인도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선 시리아 정부 통제 지역을 통하거나 튀르키예 접경 지역 내 통로 한 곳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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