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니폼 차림의 뚜앙페치 쁘롬텝의 모습

Getty Images
2018년 뚜앙페치 쁘롬텝의 사진

2018년 태국 동굴에서 조난당했다 극적으로 구조됐던 12명의 유소년 축구선수 중 한 명인 뚜앙페치 ‘돔’ 쁘롬텝(17)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사망했다.

쁘롬텝은 앞선 12일 레스터셔주에 있는 기숙사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4일(현지시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6월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에서 2주간 고립됐던 유소년 축구팀의 주장이었던 쁘롬텝은 작년 말부터 영국에서 축구 유학 중이었다.

동굴에서 소년들을 발견한 잠수부의 손전등 불빛 너머 포착된 쁘롬텝의 웃는 얼굴은 해당 사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미지이기도 했다.

한편 쁘롬텝의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선 밝혀진 바 없으나, 레스터셔 경찰에 따르면 수상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태국 언론은 쁘롬텝이 머리에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스트 미들랜드 구급차 서비스’의 대변인은 쁘롬텝이 12일 오후 구급차에 실려 노샘프턴셔주의 케터링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현장엔 응급 의료 헬기도 출동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쁘롬텝은 “오늘 나의 꿈이 실현됐다”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레스터셔주 마켓 하보로우 지역에 있는 ‘브룩하우스 칼리지 축구 아카데미’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함께 기뻐했던 팀 동료들은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쁘롬텝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밝게 웃는 쁘롬텝과 소년들의 모습

ROYAL THAI NAVY
동굴에서 구조대가 촬영한 쁘롬텝의 모습(오른쪽)

쁘롬텝의 사망 소식은 그의 어머니가 평소 이들 유소년팀이 자주 찾던 치앙라이의 왓도이와오 사원에 아들의 죽음을 알리면서 공개됐다.

수도승과 축구팀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쁘롬텝의 영혼이 편히 잠들기를”이라고 적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후 쁘롬텝의 동료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올리기 시작했다.

2018년 동굴에서 함께 구조된 동료 중 한 명인 쁘라차크 수탐은 “내게 자신은 언젠가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던 걸 기억한다. 난 언제나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다”고 적었다.

“영국으로 떠나기 전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내가 다음에 돌아오면 네 사인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었지.”

“잘 자요, 내 사랑하는 친구여. 우리 13명은 언제나 함께해.”

마찬가지로 함께 구조된 타이탄 차닌 비분룽루앙은 “형제여, 내게 함께 축구에 대한 꿈을 이루자고 말하지 않았는가 … 만약 다음 세상이 있다면 또 함께 축구장에서 뛸 수 있길 바란다. 나의 형제 쁘롭텝이여”라고 적었다.

한편 이안 스미스 브룩하우스 대학 총장은 쁘롬텝의 죽음에 “깊은 슬픔과 동요”를 느낀다며 애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쁘롬텝의 모든 가족, 친구, 전 동료뿐만 아니라 태국과 전 세계에서 쁘롬텝의 사망으로 힘들어할 모든 이들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데이브 토마스 주태국 영국대사관 공관 차석 옆에서 장학 증서를 들고 있는 쁘롬텝의 모습

DAVE THOMAS
데이브 토마스 주태국 영국대사관 공관 차석은 쁘롬텝이 영국서 축구 장학금을 받던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을 지난 15일 재게시했다

마크 구딩 주태국 영국 대사 또한 트위터를 통해 “쁘롬텝의 모든 친구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으로 건너가기 전 치앙마이 소재 바치랄라이비 학교에 다녔던 쁘롬텝은 열렬한 축구팬이기도 했다.

실제로 쁘롬텝의 인스타그램은 ‘#footballismylife(‘축구는 내 인생’이라는 뜻)’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스포츠에 대한 게시물로 가득 차 있다.

지난달 올린 마지막 게시물 중 하나도 ‘꿈꾸던 축구팀의 물건’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유니폼, 반바지, 양말, 파란색과 분홍색 줄무늬가 섞인 신발 그림이다.

2018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6월 23일 축구 연습을 마친 태국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 ‘무빠(태국어로 ‘멧돼지’라는 뜻)’는 자전거를 타고 탐 루앙 동굴로 향했다.

이 동굴은 소년들이 자주 찾던 장소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폭풍으로 동굴 안의 복잡하고 좁은 통로가 물에 잠기면서 소년들과 코치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동굴 안에 갇히게 됐다.

이들은 어두운 동굴 안에서 식량도 없이 9일을 버틴 끝에 발견됐다.

이들을 구출하고자 약 1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필사적인 수색 작업을 펼쳤다.

당시 주장 쁘롬텝은 동굴 속에서 13살 생일을 맞았으며, 팀 동료들은 11~16세 사이, 엑까뽄 찬따웡 코치는 25세였다.

소년들은 탈출하고자 바위로 동굴에 구멍을 뚫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한편 코치의 지도하에 가능한 한 숨을 적게 쉬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명상을 이어 나갔다.

이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한 잠수부들은 음식과 가족들이 쓴 편지를 전달하며 구조 작전을 세웠고, 이후 소년들은 케타민(마취제)을 맞은 상태로 밖으로 구조됐다.

해당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어 이후 다양한 영화와 책으로도 제작됐다. 넷플릭스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한 ‘태국 동굴 구조 작전’이라는 제목의 6부작 드라마를 제작해 지난해 선보이기도 했다.

2018년 동굴에서 구조된 후 친구 및 가족과 재회한 쁘롬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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