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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말 위성을 통한 남극 대륙 관측을 시작한 이후 남극을 둘러싼 해빙(바다 얼음) 면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보통 남반구에 여름이 찾아오는 시기에 해빙 면적이 가장 작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 13일 기준 기온과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해빙 면적은 191만㎢로 작아졌다.

게다가 올여름 내내 더욱 작아질 예정이다.

앞선 최저치는 지난해 2월 25일 관측된 192만㎢이었다.

지난 2017년과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지난 7년간 해빙 면적이 과거 최저치를 경신한 해가 무려 3번으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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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주변의 연구진과 유람선, 어선 등도 모두 남극 대부분 지역에 얼음이 사라졌다는 내용의 같은 보고를 내놓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남극에서 해빙으로 뒤덮인 지역은 오직 서북부 웨들해뿐이었다.

이번 최저치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남극 해빙의 면적 변화는 단순히 기후 변화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복잡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40여 년간의 위성 데이터를 살펴보면 해빙 면적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해빙 면적이 점점 더 작아지는 추세는 지난 몇 년 동안에만 관측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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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거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해빙 면적이 10년마다 12~13% 줄어들고 있는 북극과 마찬가지로 남극 해빙 또한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남극은 달랐다.

위성 이외의 데이터를 통해 적어도 19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본 결과 남극 해빙은 20세기 초만 해도 감소세였으나, 그 후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선 위성 관측 역사상 겨울철 최대치를 기록하거나 여름철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남극 해빙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겨울철 남극 해빙은 그 면적이 무려 1800만㎢ 이상 커지기도 한다.

해빙 면적 100만㎢ 유실의 의미는?

2023년 관측된 최소 면적과 1981~2010년 사이 평균적인 최소 면적의 차이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모두 덮고도 남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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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빙은 곧 다시 불어나기 시작할 것이며, 반드시 불어나야만 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

표층수가 얼면서 소금이 배출되면 아래쪽에 있던 물이 염도 상승으로 밀도가 높아져 아래로 가라앉으며 침강류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와도 같은 바다 대순환을 일으키는 엔진의 일부로, 지구 기후 시스템에선 해류가 크게 움직이며 에너지를 조절한다.

한편 해빙은 극지방 생태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고래, 물개, 펭귄 및 여러 조류의 기본적인 먹이 자원이자 ‘크릴’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작은 갑각류가 남극 해빙에 달라붙은 해조류를 주로 먹고 살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생물종은 해빙에 몸을 의지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따뜻한 기온으로 인한 해빙 유실 가속화

올해 관측된 사상 최저 면적은 남극에서 가장 북쪽으로 뻗은 남극반도의 동쪽과 서쪽 지역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점을 그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해당 지역의 기온은 평균보다 1.5 °C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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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반구 기후 변동성의 주요 현상으로 남극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남반구 극진동(SAM)’도 생각해볼 수 있다.

SAM은 남극의 해면기압과 이로 인한 강한 편서풍이라는 기후 패턴의 변동 요인이다.

그리고 현재 SAM은 강한 양(+)의 상태이기에 남극대륙을 에워싸고 강하게 불고 있는 서풍의 경향을 증폭시키고 있다.

소용돌이성 바람이 거세지면 해빙이 부서져 수온이 더 따뜻한 북쪽 바다로 밀어내게 되고 결국 해빙이 녹게 된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양의 상태인 SAM이 남극 상공의 오존층 구멍과 남극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와도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극 해빙 유실과 비교하면?

먼저 두 극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북극은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인 반면, 남극은 바다로 둘러싸인 대륙이다.

이러한 지리적 차이로 인해 남극의 얼음은 겨울이 찾아오면 큰 제약 없이 성장할 수 있다. 즉 남극에선 조건만 갖춰진다면 해빙이 북쪽으로 계속 면적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의 최대치는 약 1500만㎢인 반면 남극 해빙의 최대 면적 기록은 이보다 훨씬 넓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차이로 인해 남극에선 여름의 온기가 여러 지역의 해안선에 자리 잡은 해빙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남극 해빙의 두께는 보통 1m 내외로 북극의 해빙보다 더 얇아 비교적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반면 북극에서 오래 유지되는 얼음의 경우 그 두께가 3~4m에 이른다.

추가 보도: 베키 대일, 재나 타우신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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