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슬하에 몇 명의 자녀를 두었을까? ‘주애’ 말고 아들이 정말 있을까? 주애는 정말 둘째일까?
최근 김 위원장의 딸 주애에 대한 후계자설이 증폭되면서 이 같은 여러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김 위원장에게는 1남 2녀 혹은 2남 1녀가 있다는 식의 추측들이 나오긴 했지만 사실상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 위원장이 직접 ‘주애’를 공개하면서 그에게 실제 10살 안팎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이다.
다만, 정보 당국 차원에서는 아들-딸(주애)-아들, 즉 2남 1녀라는 점을 기반에 두고 관련 정보들을 추적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초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딸 김주애를 대동한 것은 세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 주애가 후계자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통일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권영세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애 외에 다른 자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아들의 존재에 대해 “확실하게 그렇다고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주애 후계자설과 관련해서는 “여러 상황을 볼 때 4대 세습 의지는 있어 보이지만 김주애 띄우기는 소위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 결속 차원 정도로만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당장 결론을 내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보고 계속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보 당국 출신 관계자는 BBC에 “통일부 차원에서도 확답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기밀인 만큼 그 누구도 공식 석상에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 김정은의 ‘형’ 존재도 몰라
태영호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의 자녀 중 맏이가 아들인지 딸인지는 김정은이 공식 밝히기 전에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북한 체제상 지도자의 후계자 문제가 결부된 김씨 일가의 자녀에 관한 사항은 철저히 비밀”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만, 자신이 2016년 여름 탈북하는 시점까지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없다며,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맏이가 아들이 아니라고도 단정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5년 김정은의 형 김정철을 런던에서 직접 수행한 적도 있지만,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김정은에게 형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면서 이처럼 “김정은 가정은 베일에 싸여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김정은을 비롯한 ‘로열패밀리’ 문제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외부 사회와 달리 북한에서는 지도자 신변 문제에 대해 알면 도리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주민들도 알기 때문에 굳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김정일의 두 번째 부인 ‘성혜림'(김정남 엄마)의 친구라는 사실만으로 요덕수용소에 끌려갔다가 탈북한 무용수 김영순 씨의 증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영국처럼 왕실국가 표방
한편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경남대 석좌교수는 북한이 ‘프린세스’를 내세워 사회주의 봉건 국가가 되려 한다고 내다봤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왕실들이 큰 행사 때마다 로얄 패밀리들을 대중과 언론에 공개하는 것처럼 ‘프린세스 주애’를 일반 주민들에게 선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 교수는 “그럴 경우 여느 유럽 왕조들처럼 왕권 대물림이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리면서 세습에 대한 비난을 받을 이유도 사라진다”며 “왕실을 일반화 및 공식화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은 아직도 남성 우월적 사회 인식이 강한 곳이라 여성 후계자가 나오리라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시대는 ‘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곽길섭 교수도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신정 체제이자 왕조 국가”라고 부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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