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장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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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뮌헨 안보 회의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이후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이 이미 러시아에 “비살상적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살상적(군사적)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원 확대가 중국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가 군사 장비를 요청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맹 관계로, 지금껏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한 바 없다. 이번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한편 줄곧 평화를 촉구해왔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미국의 “손가락질”과 “강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CBS와의 인터뷰에서 블링컨 장관은 왕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중국 기업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비살상적인 지원을 제공했다”는 블링컨 장관은 “이젠 중국이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면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잠재적 계획에 대해 미국 측이 입수한 정보가 정확히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생각하는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할 물자는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 주로 무기와 탄약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용병 수천 명을 투입한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에 우크라이나 위성 사진을 제공한 혐의로 중국 기업 한 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선 당연하지만 민간 기업과 국영 기업은 거의 차이가 없다”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면 “양국 및 양국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이번 달 초 중국의 소위 ‘스파이 풍선’을 격추하면서 미-중 관계는 이미 냉랭한 상태다. 해당 사건에 대해 양국 모두 격양된 어조로 비난을 주고받으면서도 이번 사건이 곤란한 듯 추가적인 도발 없이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다면,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경고성 발언은 중국의 무기 지원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경제를 겨냥해 서방 세계가 제재를 가하는 현재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고 있다며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 규모는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 석탄의 최대 시장 중 하나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탱크 등 각종 무기, 탄약, 군사 장비를 지원하면서도 전투기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 또한 미국은 특정 무기체계에 집착하거나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미국이 타국의 전투기 지원을 도울지에 대한 발언은 꺼리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블링컨 장관은 서방 세계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있을 러시아의 잠재적인 반격에 대항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러시아는 가장 치열한 전투 일부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 위원이 유럽 순방의 일환으로 러시아 방문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왕 위원은 같은 날(18일) 뮌헨에서 중국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 놓고 방관한 적도, 불에 기름을 부은 적도 없다”고 언급했다.

연설 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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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안보 회의에서 연설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왕 위원은 이번 전쟁 갈등 해결과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해당 문서엔 모든 국가의 영토 보전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 위원은 “모든 이들, 특히 유럽에 있는 친구들이 이번 전쟁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차분히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성공이나 빠른 종전을 원치 않는 듯한 일부 세력도 있다”면서도 지적하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한편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인 오는 24일 시 주석이 “평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타야니 장관은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러시아를 비난하진 않고 평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한다.

한편 미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의 소위 ‘스파이 풍선’과 관련해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은 강도 높은 언사를 주고받았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은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5대륙에 걸친 중국의 소위 ‘정찰용 풍선 프로그램”에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이번 사건은 “미국이 만들어낸 정치적 연극”이라면서 미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봉쇄하고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감시용 풍선을 보낸 적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19일 오전 중국 측은 미국이 이번 풍선 관련 논쟁을 키울 경우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중국 외교부 성명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 사건을 계속 이용할 경우” 중국 또한 “끝까지 따라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BBC의 미국 방송 파트너인 CBS와 블링컨 장관의 전체 인터뷰는 19일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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