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동해상으로 기종을 알 수 없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 2발을 발사했다고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미 공중연합훈련에 대응으로 600mm ‘초대형방사포탄’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앞서 18일에도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했고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발사 당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18일과 20일을 포함 올해들어 세 번째다.
북한은 지난해 1월 7번이나 미사일 발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새해 첫날 평양 용성구역에서 초대형방사포 KN-25를 발사한 후 48일 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인민군 창설을 기념하는 ‘건군절’ 75주년 기념 행사에 집중하느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본다. 또 북한이 17일과 20일 각각 외무성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3월 진행될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 계획을 비난하며 ‘매사 상응하는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앞으로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3월에 집중될 수 있어’
전문가들은 북한이 48일 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고 이틀 간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북한의 내부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다시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인데 새해 첫날 이후 48일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던 것은 내부 사정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북한 내부 사정이 안 좋다는 것이 (48일 미사일 발사 공백이 있었던) 하나의 이유일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위협한다’는 식의 위기의식을 고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북한 김여정 담화에 따르면 사사건건 계속해서 한미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이렇게 미사일 발사를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며 “북한이 이런 소모전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전으로 긴장을 급격하게 조성하는 형태로 국면을 이끌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4월 위성발사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3월에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가 극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지난해 말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그동안 북한이 내부적으로 코로나 전염병 문제도 있었고, 2월 8일, 건군절 창군 75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집중했던 것 같다”며 “1월에도 한미 연합연습들이 진행됐지만 북한이 준비가 안 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한 야간 열병식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 11기, 예비용까지 포함해 12기를 동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센터장은 북한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서 핵 미사일 역량을 강화시키고, 4월에는 정찰위성도 발사할 예정이라 “도발의 명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미 강대강 대응 이어갈 듯
한미 군 당국은 19일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주요 전략자산을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펼치는 등 강대강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연합 비행훈련에는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및 미 공군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했다.
또 이번 주부터 각종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우선 한미 군 당국은 오는 22일 미 국방부에서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진행하고, 다음날에는 한미 군관계자들이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미 해군 원자력잠수함기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중순에는 대규모 야외 기동과 상륙 훈련이 포함된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 UFS) 훈련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 국방부는 국회 보고에서 UFS 연합훈련 시행 계획을 밝히며, “북한이 이를 계기로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다양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가 정당한 우려와 근거를 가지고 침략전쟁 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저들의 훈련 구상을 이미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
한미는 동맹국들과의 공조와 협력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지난 17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한국과 일본, 미국 외교 수장들은 북한의 18일 ICBM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 규범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간 협력 의지를 다졌다.
또한 한국 정부는 18일과 2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제재 회피에 기여한 개인 4명 및 기관 5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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