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은 러시아와의 싸움에서 “언제까지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계속해서 승리하리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침공 1주년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다.
상징적인 이번 방문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및 서방 동맹국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친러 반군 세력이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점령한 이후 지난 9년간 사망한 군인들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한편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주권, 영토 온전성에 대한 변함없는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웃국인 폴란드에서 수도 키이우까지 기차로 10시간 이동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다시 폴란드로 향했다.
한편 대통령 방문 이후 이후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 4억5000만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새로운 군사 지원 패키지 제공을 밝혔다. 해당 패키지에는 곡사포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탄약, 재블린(대전차 미사일), 대공감시레이더 등이 포함됐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운영 및 유지를 위해”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주 내로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지원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새로운 제재도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는 우리 영토를 해방하는 전쟁터에 반드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밤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세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이전에 포함되지 않았던 무기 지원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속해서 F-16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미국과 다른 동맹국은 승인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출국 몇 시간 전 “갈등 해소 목적”으로 러시아에 이번 순방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에 대한 러시아 측의 반응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몇 달 전부터”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지난 17일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 중심부의 성미카엘 성당 방문 중 공습경보가 울리며 전쟁 발발 이후 세간이 이목이 가장 집중된 이번 회담의 극적인 요소가 더욱 두드러지기도 했다.
키이우에선 공습경보가 일상이 됐다.

전쟁 발발 후 지난 1년간 몇몇 국가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바 있으나, 미군이 직접 참전하지도 않은 전쟁이 한창인 국가의 수도에 나타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서방의 단결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세계의 지지가 사그라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키이우 시민들 또한 이번 방문을 환영했다.
록솔리아나 제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정말 감사한다.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며 이곳까지 와 미국의 지지를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의 용기에 감사합니다.”
또 다른 시민인 올렉산드라 솔로비오바는 이번 방문이 “전 세계에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우선 러시아에 미국이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각종 제재와 군사 장비 지원으로 우릴 도와줄 것임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역사적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많은 문제가 해결 중이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부분에 대해서도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동맹국 중 하나로, 지금까지 249억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전차 31대와 함께 장거리미사일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정치계에선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에 대한 견해차로 인한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키이우를 떠난 바이든 대통령은 3일간 폴란드에 머물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회원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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