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 현지 언론이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의 한 해변에 떠밀려와 각종 추측과 의문을 자아냈던 금속 구체가 해변에서 수거됐다고 밝혔다.
사진 자료에 따르면 중장비가 동원돼 거대한 이 구체를 들어 올렸다.
하마마쓰 당국은 “일정 기간” 보관 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구체에 대해 당국이 왜 분명히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특이한 구체는 현지인이 이번 주 초 경찰에 신고하며 ‘고질라 알’, ‘계선 부표’, ‘외계 물질’ 등의 별명을 얻는 등 관심을 모았다.
일본 당국은 폭발물 처리반까지 투입해 주변 지역의 출입을 통제해 이 의문의 물체를 살폈다. 엑스레이 검사도 시행했으나, 이 물체가 안전하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제 해당 구체는 해변에서 수거됐다.
지역 관료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마마쓰의 모든 주민이 걱정하고 궁금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작업이 끝나서 안심”이라고 밝혔다.
한편 SNS상에선 일본 당국이 왜 이 물체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건의 전개가 당혹스럽다는 이도 있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의 관계자들이 구체 부표를 인식하지 못한다니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다른 사용자는 “맙소사! 이 건 강철로 된 계선 부표다. 일본인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마쓰의 지역 토목 사무소 측 또한 “외국에서 온 부표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해양 과학 협회’ 소속 해양학자인 마크 인올 교수는 이 구체가 무엇인지 “즉시” 알았다고 말했다.
인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알아보기 쉬운 물체”라면서 “과학자들이 (연구) 장비를 바다에 띄우기 위해 사용하는 물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 해안에도 종종 비슷한 구체가 밀려온다고 덧붙였다.
인올 교수는 정체 파악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 놀랐다면서도 일반 대중이라면 알기 인식하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지뢰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인올 교수는 “하지만 그러한 지뢰 표면엔 스파이크가 박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올 교수는 이러한 부표는 수십 년간 바다에 떠 있을 수 있으며, 해변으로 밀려올 때 종종 표기된 정보가 사라지거나 녹이 슨 상태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거센 폭풍이나 큰 어선에 의해 정해진 장소에서 벗어나 휩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해당 금속구에 대한 일본 당국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사실 이 구체가 해변에 밀려온 시기는 일본 내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주 일본 언론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활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지난 18일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일본 영해에 떨어진 데 이어 20일 북한은 미국과 동아시아 동맹국의 연합 훈련에 대한 항의 표시로 동해상에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게다가 중국의 소위 ‘스파이 풍선’ 사건도 있었다. 지난 22일 일본과 중국 측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도쿄에서 안보 회의를 열었는데, 당시 일본은 감시용 풍선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주 일본 정부는 2019~2021년 사이에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 물체 중 최소 3개가 중국 것으로 “강력하게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일본 정부에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는 미국의 선례를 따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렇듯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상황 및 이웃 국가들과의 긴장 관계를 고려하면 이번 금속구를 두고 일본 사회가 제기하는 추측과 의문은 이해할 수 있다.
인올 교수 또한 “최근 정세를 고려하면… 미확인 물체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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