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했다. 메시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신호다

Reuters
모디 인도 총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했다. 메시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신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분노에 찬 공방이 G20 회의를 지배했다. 의장국 인도는 대립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동성명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정당성 없는 침공”으로 인해 이번 회의의 취지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서방의 “협박과 위협”을 비난했다.

인도는 개발도상국에 중요한 다른 문제에 집중하길 원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립은 “화해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우리는 노력했지만 국가 간 의견차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G20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9개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하며, 세계 경제 생산의 85%와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인도가 의장국을 맡아 델리에서 개최된 G20 외교장관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친강 중국 외교부장 등 다양한 인사가 모였다. 1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외교관이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BBC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한 국무부 고위급 관계자에 의하면, 블링컨 장관은 회의실 밖에서 약 10분 동안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하면서 서방은 “필요한 만큼 긴 시간 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참여 중단을 선언한 핵군축조약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복귀하고 규정을 준수하도록 촉구했다.

러시아 관리는 어떤 협상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일부 허용하는 거래를 서방이 “묻었다”고 비난했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러시아 관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이른바 ‘서방의 협박과 위협’에 대항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이 사실을 긍정하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2일(현지시간) 회담 후 “서방 국가의 매너가 정말 나빠졌다”며 “그들은 더 이상 외교는 생각도 않는다. 그저 주변 모두를 협박하고 위협할 뿐”이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개회사에서 세계적 분열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개발도상국이 식량과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지속 불가능한 채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또한 개발도상국은 부유한 국가들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드물게도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의 메시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신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이번 회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2일 일정에는 식량 안보, 개발 협력, 테러리즘, 인도주의적 지원에 관한 세션이 포함됐다. 이는 G20 의장국 인도의 우선순위를 반영한 것이다.

인도 전 외교관 중 한 명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BBC 인도 서비스에 대표단이 전쟁을 둘러싼 의견차를 내려놓게 만들려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런 중국과 미국의 긴장도 인도의 중재 역량을 시험대에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2일 회담 후 내용을 압축한 의장 요약문만 발표했다. 참가국이 공동성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만 우크라이나 전쟁 규탄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주요 목표를 달성했으며, 자이샹카르 장관은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문서화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9월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까지는 외교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 인도는 의장국으로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막으려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델리에 맡겨진 또 하나의 임무가 매우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비동맹 중립 외교를 펼치는 동시에 각국이 협력 방안을 찾도록 호소해야 하는 것이다.

인도는 압력에 저항하면서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 않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이다. 지난주 유엔(UN) 총회에서 열린 투표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에서 계속 기권해 왔다.

또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결정을 옹호하면서, 국민의 고통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거 성명에서는 “유엔 헌장, 국제법, 국가의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추가 보도: 레일라 나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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