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혁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10주 연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말을 맞아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서부 하이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텔아비브에서만 20만명의 시위대가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극우 정당과 연정으로 다시 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는 법관 선출에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대법원을 권한과 기능을 축소하는 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정부의 개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부는 유권자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11일(현지 시간) 주말 약 50만 명의 인파가 거리 시위에 참가했으며, 현지 언론 하레츠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보도했다.
야권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국가 최대 위기”라며 이스라엘 남부 브에르 세에바에 모인 군중들에게 “테러리즘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으며, 경제가 무너지고, 돈이 이 나라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은 어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새 협정을 했는데, 이 정부는 오로지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텔아이브 집회에 참가한 한 시위대는 “이건 사법 개혁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독재로 이끄는 혁명이다”며 “하지만 내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이스라엘을 남겨주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사법부에 대한 입법부의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이번 개혁안에는 법관 선출에서 정부여당 추천인이 절대다수를 점유하고, 또한 대법원 판결을 의회 과반수 의결로 무효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0주간 이어진 ‘사법개혁’ 반대 시위는 이스라엘 사회를 크게 갈라 놓았다. 군에서도 반발이 일어나 예비군 수백명이 훈련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6일에는 이스라엘 군을 대표하는 공군 예비역 조종사들도 동원 련에 빠지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지난 9일에는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며 로마를 방문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일정을 저지하려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시위가 정치 반대 세력에 의해 조장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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