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이번 주 오커스 정상회담의 공식 발표에 분노했다. 예상된 반응이었다.
13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오커스 동맹의 상세 계획이 발표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호주·영국·미국이 광범위한 방위·안보 동맹을 맺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확장에 맞설 예정이다.
중국은 이 동맹에 대해 “위험한 길을 가는 것”,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하는 것”, 심지어 “새로운 군비 경쟁과 핵 확산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는 등 다양한 비판에 나섰다.
지난 여름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반발을 샀던 이래로 중국이 서방의 움직임에 이렇게 강력히 반대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육·해군 또한 세계 최대 규모며, 서태평양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에게 “갇힌” 느낌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국방비 지출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중단기 주요 관심사로 국가 안보를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향후 10년의 위기와 안보 문제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놀랍지 않다.
지정학적 상황이 지금에 이른 경위는 무엇일까? 중국과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국 및 그 동맹국은 세계를 파국적인 갈등으로 내몰고 있을까?
서방은 중국에 대해 오판한 부분이 있다. 수년 동안 각국 외무부는 중국의 경제 자유화가 사회 개방과 정치적 자유로 이어질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서방 다국적 기업들이 합작 투자를 하고 수많은 중국 국민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CCP)이 사회 통제를 완화하고 얼마간의 민주적 개혁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른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의 구성원으로서 본격 합류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중국은 경제 대국으로 변모했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됐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자유화의 문을 여는 대신, 서방 국가나 일본·한국·필리핀 등 여러 이웃 국가가 경계할 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부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중국과 서방 사이의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 대만: 중국은 필요하다면 중국 자치령 대만을 무력 점령하겠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식적인 군사 행동을 약속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대만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 남중국해: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남중국해 일부 지역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대규모 해군 전력을 투입했고 국제법에 반하는 형태로 해당 지역이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했다.
- 기술: 중국은 방대한 개인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하고 지식재산을 훔쳐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 혐의로 점점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 홍콩: 중국은 과거 영국 식민지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무너뜨렸고 활동가들에게 장기 징역형을 선고했다.
- 위구르 무슬림: 위성 데이터와 목격 정보에 따르면, 신장 자치구 전역의 수용소에는 최대 100만 명의 위구르 무슬림이 강제 억류되어 있다.
오늘날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군사력을 갖췄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민해방군은 숫자뿐만 아니라 기술·혁신 측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예를 들어,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동펭’은 고성능 폭탄이나 핵탄두를 장착한 상태로 속도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 중인 미 해군 제7함대가 중국 해안의 대규모 미사일 포대에 어디까지 근접할 수 있을지 전력을 다시 검토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핵·탄도 미사일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은 급속 군비 증강에 착수했는데, 그 목표는 서부 외딴 지역에 새로운 사일로를 건설해 탄두 수를 3배로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중국이 전쟁을 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국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대만의 경우, 충분한 압력을 가해 한 발의 총성도 없이 항복을 받아내고 복종시키는 편을 훨씬 더 선호할 것이다. 홍콩, 위구르족, 지식재산 문제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비판이 사라질 것임을 중국도 알고 있다. 무역 관점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보다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긴장이 고조되고 일촉즉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중국과 서방 양측은 새로운 태평양 전쟁이 모두의 파멸임을 알고 있으며, 분노에 찬 수사가 오가더라도 양측 모두 전쟁을 원치 않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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