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건물 전경

Reuters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나 현재 유동성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 그룹이 16일(현지시간)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자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8000억원)을 차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측은 더욱 단순하고 집중된 은행이 되고자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15일 재무 보고에서 “약점”을 발견했다는 발표 직후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24% 하락한 바 있다.

이에 유럽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이번 위기가 금융 위기로 전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차입에 대해 크레디트 스위스는 “[자사의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력 있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울리히 쿠어너 크레디트스위스 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 팀과 나는 고객의 요구를 중심으로, 더 단순하고 집중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빠르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한 데 이어 이틀 뒤 ‘시그니처뱅크’마저 무너지며 미국에선 은행권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가 지난 15일 폭락한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은 재정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 시장에 공포감이 퍼지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컨설팅 기업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은 “이번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는 또 한 번 글로벌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인지, 혹은 그저 또 다른 ‘특이한’ 케이스인 것인지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위스의 중앙은행인 ‘스위스중앙은행(SNB)’과 금융 시장 감독 당국인 ‘금융감독청(FINMA)’은 필요시 크레디트스위스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스위스 당국은 “안정성 보장을 위해” 자국 금융기관에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며, 크레디트스위스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요건 등을 충족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일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 은행 시장의 혼란이 스위스 금융권으로 직접 번질 위험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BBC는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이 크레디트스위스 및 스위스 당국과 접촉해 현 상황을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1856년에 설립된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몇 년간 돈세탁 혐의 등 여러 스캔들에 휩싸였다.

2021년에 이어 작년에도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며 2008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를 기록한 크레디트스위스는 2024년이 돼야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고객들이 자금을 빼면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주식은 이미 이전에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14일 재무 보고서를 통해 “중대한 약점”이 있다고 공개하며 투자자들을 다시 우려하게 했다.

게다가 크레디트스위스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규제를 이유로 추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위기설이 더욱 커졌다.

타 은행들이 크레디트스위스발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자 서두르는 한편 스페인과 프랑스 총리가 투자자 안심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당시 크레디트스위스 측은 재무 상태가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음에도 다음 날인 15일 주가가 24% 미끄러지며 마감했다.

긴 줄이 늘어선 실리콘뱅크은행 건물

Getty Images
실리콘밸리은행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는 지난주 파산하며 끝났다

앞선 지난 10일엔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미 규제 당국에 의해 폐쇄 조치됐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 사태다.

SVB의 영국 지사는 글로벌 투자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1파운드(약 1580원)에 인수했다.

SVB 붕괴의 여파로 뉴욕의 시그니처은행마저 문을 닫은 가운데 미 규제 당국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예치된 예금 전액 보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은행으로 이번 상황이 번질 수 있다는 시장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번 주 금융 주가는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

스톡스 유럽 600 은행업종 지수는 15일 7% 폭락했다.

미국에서는 중소형 및 대형 은행 주가가 모두 타격을 입으며 다우지수는 거의 0.9% 하락했으며, S&P500 지수는 0.7%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8% 하락했는데,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하루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본사를 둔 ‘바더방크’의 로버트 할버 자본시장 책임자는 “현재의 은행권 위기는 미국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제 시장은 이러한 상황이 유럽에선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어떤 은행이 과거에 아주 사소하더라도 문제가 있었다면, 주요 투자가가 더 이상 투자하거나 해당 은행에 새로운 자금이 흘러 들어가길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 많은 투자자가 탈출하고자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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