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번 주 모스크바 회담에서 대면할 예정이다

SERGEI BOBYLEV/SPUTNIK/KREMLIN POOL/EPA-EFE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번 주 모스크바 회담에서 대면할 예정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BBC 러시아 에디터 스티브 로젠버그와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이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기대하는 바를 예상하고, 양국 관계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정리했다.

Analysis box by Steve Rosenberg, Russia editor

BBC

친구의 도움을 원하는 푸틴

분석: 러시아 에디터 스티브 로젠버그

당신이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상상해 보자. 벌여놓은 전쟁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고 여러 제재 조치에 눈 돌아가게 바쁘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 혐의로 당신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친구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여기서 시진핑이 등장한다.

시진핑 주석은 한때 푸틴 대통령을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불렀다. 둘은 공통점이 많다. 독재적 지도자이며 미국의 지배가 없는 “다극 세계” 개념을 환영한다.

둘은 모스크바에서 양국 간 “포괄적 파트너십 강화”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강력한 국제적 압박에 처한 지금,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은 그가 러시아와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명확한 신호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압박을 버티기 위한 초석이다.

2019년 브라질에서 만나 시진핑과 푸틴

AFP
2019년 브라질에서 만나 시진핑과 푸틴

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푸틴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 블록을 구축 중이다. 더 이상 서방을 신뢰하지 않으며 신뢰를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따라서 푸틴은 동맹국을 찾고 러시아를 중국·인도 및 일부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 국가와 함께하는 공동 요새에 포함시키려 노력 중이다. 푸틴은 반서방 세계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반서방 세계”에서 러시아는 중국에 크게 의존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면서 그 의존이 어느 때보다 더 강화됐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 연구원은 “전쟁은 러시아 국내 정치, 외교 정책, 경제 정책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를 파괴해야 한다는 집착이 느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러려면 무기, 돈, 경제적 생명선이 필요하다. 중국은 최소한 러시아에 군사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무기 부품과 민간 기술을 제공하며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응하고 자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주로 에너지 부문에서 대중 무역을 강화해 왔다. 푸틴-시진핑 회담에서 석유·가스·에너지 파이프라인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 당신이 푸틴이라고 상상해 보자. 1년 전 당신과 시진핑은 서로의 파트너십에 “제한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고 승전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미국은 중국이 바로 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러시아에는 “뭔가를 바라는 것이 그 자체로 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물론, 바라는 것이 그 자체로 현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 확인된 것이 하나 있다면, “무제한 파트너십”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서방의 2차 제재를 우려해 러시아를 향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미안하지만… 중국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 토크쇼가 바로 이 점을 매우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군사 전문가 미하일 코다레녹은 “시진핑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여기 일부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흥분했고, 심지어는 의기양양하기까지 했다”고 말한 뒤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에는 오직 하나의 동맹만이 존재한다. 바로, 중국 그 자체다. 중국에는 단 하나의 이해관계만이 존재한다. 바로, 친중국이다. 중국의 외교 정책에서는 이타주의를 찾아볼 수 없다.”

Analysis box by Stephen McDonell, China correspondent

BBC

시진핑이 푸틴에게 보낼 수 있는 신호는 오직 3가지

분석: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

시진핑의 공식 방러 목적은 두 이웃 국가의 양자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다. 분명 양국 정부는 서로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지는 중이라고 말한다.

협정에 서명하고, 만찬을 갖고, 사진 촬영이 진행될 것이다.

세계 모든 정부가 다들 이런 식으로 교류하는데, 왜 이번 회담에 모든 관심이 모였을까?

우선, 2023년 현재 동맹국을 방문하는 주체가 세계 양대 초강대국 중 한 곳이고, 그 방문 대상이 어쩌다 보니 유럽 내 다른 국가에 피비린내 나는 침략을 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많은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전쟁터에서 명명백백 굴욕적인 패배에 직면할 경우 중국이 어떤 행동에 나설지 숙고해 왔다.

스스로 중립이라고 말하는 중국은 한발 물러서서 패배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면 러시아 군대가 우위를 점하도록 무기를 제공할 것인가?

시진핑의 모스크바 도착 후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누든, 모든 관심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집중될 것이다.

2014 소치 올림픽에 함께 한 시진핑과 푸틴

AFP
The leaders of China and Russia were all smiles at the 2014 Sochi Winter Olympics

시진핑이 푸틴에게 보낼 수 있는 신호는 오직 3가지다.

  • 타협해 체면을 지키고 철수를 고려할 때라는 것
  • 이대로 계속하거나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것
  • 어느 쪽도 제안하지 않겠다는 것

중국은 최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정상화 중재에 성공했다. 국경 너머 사안에 적극 관여할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더 고조된 것이다. 따라서 3번째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1번째를 선택해 중국이 이란-사우디 중재에 이어 세계적 평화 조성자로 이름을 높인다면, 시진핑의 입장에서 큰 성취가 될 것이다.

다만 이때의 문제는, 중국의 이익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이다.

가장 암울한 선택지는 2번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의 지정학적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있다. 러시아는 서방과 대항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자원을 잠식시키고 있다. 전쟁이 더 길어진다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점령에 무력을 동원할 때 서방 세계의 관여 의지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 지속될수록 또 다른 전쟁에 관여하려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중립 주장도 국영방송 뉴스 보도와 모순된다. 저녁시간 뉴스 방송에서는 러시아 입장에 치중하는 보도가 이어지며 이 “분쟁”에 대해 “서방”을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결코 “전쟁”이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모든 국가(예: 우크라이나)의 주권이 존중돼야 하지만, 다른 국가(예: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보 문제”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진핑은 키이우가 아니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따라서 시진핑이 며칠 뒤 모스크바를 떠날 때, 푸틴은 중국의 지지가 흔들려 근심하거나 세계 양대 최강대국 중 한쪽을 등에 업고 고무될 것이다.

현재는 후자를 점치는 견해가 지배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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