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얼굴의 곰돌이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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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곰돌이 푸: 블러드 앤 허니’ 속 한 장면

신작 공포영화 ‘곰돌이 푸:블러드 앤 허니’ 측 배급사가 22일(현지시간)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에선 개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VII 필러스 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지역 시청자들에게 “실망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했다.

해당 영화는 올해 2월과 3월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개봉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원작 동화 캐릭터 ‘곰돌이 푸(위니 더 푸)’는 영국 출신 작가 A. A. 밀른이 창작한 가족 친화적인 곰 캐릭터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곰돌이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시 주석에 저항하는 항의에서도 사용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시 주석과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함께 걷는 사진을 곰돌이 푸 캐릭터와 비교하는 이미지가 퍼져나간 뒤부터 시작됐다.

이에 중국 검열 당국은 곰돌이 푸 캐릭터에 대한 언급을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시 주석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걸어가는 모습을 곰돌이 푸와 티거가 걸어가는 모습에 비교한 이미지

AFP/WEIBO
주석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화영화 곰돌이 푸 속 캐릭터에 비교한 이 이미지는 지난 2013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홍콩 ‘영화·신문·기사 사무소(OFNAA)’는 ‘곰돌이 푸: 블러드 앤 허니’는 승인을 받았다면서, 검열로 인한 개봉 취소설을 부인했다.

OFNAA 측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상업적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인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관 측은 이 영화를 상영하는 데 동의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모든 영화관이 각각 (상영 취소라는)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화관 측은 기술적인 이유를 주장하지만, 기술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 영화관 4000여 곳에서 상영됐습니다. 그런데 홍콩 내 30여 개 스크린에서만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곰돌이 푸: 블러드 앤 허니’는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겨우 4%대 점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화에선 기존의 친절하고 정의로운 곰돌이 푸를 복수심에 불타 도끼를 휘두르는 반인반곰의 모습으로 그렸다.

이러한 예고편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났다.

한편 작가 밀른이 처음 공개한 곰돌이 푸 동화에 대한 저작권이 지난해 1월 95년 만에 미국에서 만료되면서 프레이크-워터필드는 이러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1960년대 곰돌이 푸 관련 일부 라이선스를 구입한 디즈니의 특정 권리는 여전히 보호된다. 일례로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 캐릭터는 특유의 빨간색 티셔츠를 입을 수 없었다.

프레이크-워터필드 또한 지난달 BBC 컬쳐와의 인터뷰에서 “(곰돌이 푸 속 유명대사인) ‘oh bother’과 같은 대사 사용을 허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타인의 브랜드와 영역을 침해할 의도가 아니기에, 주의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타인의 저작권을 훔쳐서 우리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자 했던 게 아닙니다. (저작권이 만료돼) 이제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기에 (기존 모습에서 매우 벗어나) 극단적이고도 끔찍한 모습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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