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핵무인수중공격정’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월 21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훈련에 투입된 핵무인수중공격정은 조선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59시간 12분간 잠항하여 3월 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하였으며 시험용전투부가 수중폭발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비밀병기는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로 명명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도 내용에 비추어 이 신형 무기를 일종의 ‘핵어뢰’로 볼 수 있다며, 핵을 탑재한 무기를 수중으로 발사해 한미가 보유하고 있는 함정이나 해군 기지 근처에서 폭발시키는 개념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59시간 12분이라는 잠항 시간을 공개하면서 동해 전역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22일 전략 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전술핵 공격임무 수행절차 및 공정 숙련을 위한 훈련을 했다며 총 4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도 전했다.
무인수중공격정과 순항미사일 시험을 나란히 전한 이날 보도에 대해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해상과 공중에서 핵을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선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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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한미연합훈련에 역대급 핵무기체계 동원 대응’
홍 연구실장은 특히 북한이 핵무인수중공격정이라며 공개한 무기는 “처음 등장한 무기로 볼 수 있다”며 “한미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어떤 정찰자산이나 요격자산에 의해 사전에 탐지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한 무기체계 실험 및 훈련의 의도는 2018년 이후 재개된 한미 해병대 및 해군의 연합상륙훈련인 쌍용훈련에 대한 대응성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번 쌍용훈련에는 특히 대규모 한미 상륙함이 동원됐다”며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직접 타격보다는 폭발로 발생하는 해일로 상륙을 위해 접근하는 함단이나 해군항구기지에 공격을 하려는 용도가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 공개한 ‘수중공격형무기’는 북한 국방과학연구기관이 11년 전인 2012년부터 개발해 온 것으로 “새로운 작전개념으로부터 출발한 수중핵전략공격무기체계개발사업의 최종결과”다.
통신은 “(제8차)당대회 이후 지난 2년간 50여차의 각이한 최종단계의 시험을 거쳤다”며 지도자 김정은이 “무려 29차의 무기시험을 직접 지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비밀병기’에 대한 작전배치가 제 8기 제6차전원회의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 때 국방발전 5객년 계획이 있다고 이야기했고 얼마 전 당 중앙군사위원회(조선중앙통신 3월 12일 보도) 한국과 미국을 특정해서 한미가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하는 조치에 대해서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대응하는 계획이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24일 보도된 수중 무기체계 시험과 순항 미사일 발사 역시 “그 계획의 일환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이런 수중 발사체는 기존의 국가들 중에 실전배치를 완전히 한 국가는 없다”며 “북한이 이 무기체계를 개발 중인 상황에서 상당 수준의 실전 능력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이 이 무기체계의 2012년 이후 개발 역사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개발에 공을 들인 무기로서 신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김정은 참관 29회라고 밝혀 북한이 이 무기체계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두고 비장의 카드로 준비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은 이에 대해 ‘수중핵전략공격무기체계’ 개발 차원이라며 이 무기체계를 전략무기급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실제 폭발력과 해일 능력, 방사능 오염 능력은 미지수”라며 “전술급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이 올해 총 11회의 무기 발사를 실시하며 대부분 발사에 ‘핵능력’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점에 주목한다.
그는 “북한이 올해 총 11회의 무기 발사에 대한 보도에 모두 ‘핵’을 언급하고 ‘전술핵공격수단’임을 강조했다”며 “사실상 향후 한미연합훈련이나 한미에 대응한 모든 군사적 대응에 ‘핵무기급’으로 대응하는 행동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를 실시해 북한의 강한 반발을 샀다. 올해 FS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연합훈련 직후 진행하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 2018년 이후 5년 만에 복원됐다.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도 2018년 이후 5년 만에 재개돼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진행 중이다. 또 이달 말에는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전개돼 연합항모강습단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