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이끄는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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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촬영된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마차. 찰스 6세가 대관식으로 향할 때 탑승할 마차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다음 달 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릴 가운데 국왕과 왕비는 더욱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하는 현대화된 마차를 타고 대관식으로 향할 예정이다.

버킹엄궁이 밝힌 대관식 계획에 따르면 국왕 부부는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마차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처음 대중에 선보인 왕실 황금 마차다.

그러나 대관식이 끝나고 궁으로 돌아올 땐 전통에 따라 ‘골드 스테이트 코치’ 마차에 탑승할 예정이다. 1830년대 이후 모든 영국 군주가 대관식에서 사용했을 정도로 유서 깊으나, 불편한 승차감으로 악명 높은 마차다.

대관식 당일 시민들은 버킹엄 궁전, 트래펄가 광장, 웨스트민스터궁 등을 따라 행진하는 왕의 행진을 볼 수 있다.

왕실의 마차 퍼레이드는 대관식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국왕 부부를 포함한 다른 왕실 일가를 태운 여러 마차는 버킹엄궁 정문에서 출발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게 된다.

황금과 그림으로 장식된 '골드 스테이트 코치' 마차

PA Media
유서 깊은 ‘골드 스테이트 코치’ 마차. 국왕 부부가 대관식 이후 버킹엄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탑승할 예정이다

하지만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는 전통적인 ‘골드 스테이트 코치’ 대신 호주에서 제작된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마차를 타고 사원으로 향하게 된다.

왕실 소유 마차 중 가장 최신 차종인 이 마차는 보기엔 오래돼 보이지만 에어컨, 전동식 창문, 최신형 서스펜션(차체의 무게를 받쳐 주는 장치) 등을 갖췄다.

영국 왕실 거처와 미술품 등을 관리하는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의 큐레이터 샐리 굿서는 “왕실 마차 대부분이 목재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는 꽤 특이하게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유압식 서스펜션을 갖췄기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왕실 마차를 이끌 말 앞에서 설명하는 파워의 모습

DUNCAN STONE
왕실 수석 마부인 매튜 파워는 시민들로 가득 찬 대관식에서 말들을 진정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마차엔 ‘HMS 빅토리’호나 ‘메리 로즈’호와 같은 유명한 선박과 발모럴 성, 캔터베리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같은 역사적인 건축물에서 가져온 목재 조각도 사용됐다.

‘로얄 뮤스(왕실 마차 보관소)’에서 만난 이 마차는 황금과 유리, 광택제가 어우러져 눈이 부셨다. 그야말로 바퀴 달린 왕관이다.

이 마차 덕에 국왕 부부는 사원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3년 열린 자신의 대관식을 회상하며 ‘골드 스테이트 코치’의 승차감이 “끔찍하고 매우 불편하다”고 묘사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1831년 대관식을 치른 윌리엄 4세 또한 해당 마차를 타는 건 “거친 바다”에 떠 있는 배에 타는 느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 앞에서 설명하는 굿서의 모습

DUNCAN STONE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의 큐레이터 샐리 굿서는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의 승차감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킹엄 궁전은 국왕 부부가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이트 코치’를 탑승하는 된 이유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비록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해도 ‘골드 스테이트 코치’는 그야말로 장인정신을 담은 걸작이다. 금으로 된 얇은 층 아래 정교한 조각과 그림으로 덮인 이 마차는 그야말로 바퀴 달린 예술작품이다.

무게만도 4톤에 이르는 이 마차를 대관식 당일 인도할 제동수는 ‘로얄 뮤스’ 소속 마틴 오츠가 맡았다.

오츠의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버지는 각각 조지 6세의 대관식,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엘리자베스 2세의 실버 주빌리(재위 25주년, 1977년) 행사에서 마차 퍼레이드 관련 담당자였다.

오츠는 왕실의 각종 마차가 보관된 ‘로얄 뮤스’에서 “더 몰(버킹엄궁에서 트래펄가 광장 서쪽까지 이르는 넓은 거리)을 따라 행진하다 보면 조상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왕실 마차 앞에서 설명하는 오츠

DUNCAN STONE
가족 대대로 4대째 국왕의 대관식에서 일해 온 오츠

한편 왕실 수석 마부인 매튜 파워는 감독은 대관식과 같은 중요한 행사에선 “목덜미 털이 바짝 선다”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들이 긴장하지 않고 행진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말들 또한 중요한 날임을 알고 있기에 마부는 침착하게 그저 평범한 하루일 뿐이라고 말들을 다독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관식 마차 퍼레이드는 버킹엄 궁전에서 시작해 더 몰을 따라 트래펄가 광장으로, 화이트홀을 따라 팔러먼트 광장 및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관식 이후엔 정확히 반대 경로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온다.

한편 이번 대관식에선 군주를 상징하는 반지와 검, 왕관 등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왕권 상징물도 등장할 예정이다. 특히 대관식에선 국왕의 머리에 ‘성 에드워드 왕관’이 얹어지게 된다.

앞서 동물 보호 관련 우려로 상아로 만든 왕홀(17세기 제작)은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해당 왕홀을 포함한 여러 대표 왕홀 또한 대관식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또한 12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대관식 스푼’ 또한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영국 왕실의 가장 오래된 상징물 중 하나로 17세기 잉글랜드 내전으로 대부분 파괴된 중세 대관식 물품 중 지금껏 전해지는 귀중한 보물이다.

이번 대관식엔 2000여 명이 초대됐다. 이에 자선 단체 및 지역 단체 대표 인사 450명과 더불어 전 세계 지도자, 정치인, 왕족들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모이게 된다.

한편 군주제 폐지를 외치는 쪽에선 이번 대관식 비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대관식이 끝나기 전까진 공공 지출 관련 규모를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관식을 마치고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온 국왕 부부는 왕관을 쓴 모습으로 다른 왕실 일가와 함께 궁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지난해 열린 엘리자베스 여왕의 플래티넘 주빌리(재위 70주년) 행사에선 현재 왕실 일원으로 일하는 인사들만 발코니 출입이 허락됐기에 왕실 업무에서 물러난 해리 왕자와 앤드루 왕자(엘리자베스 여왕의 3남)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대관식을 위해 성 에드워드 왕관을 본떠 만든 이모티콘도 제작됐다. 21세기에 열리는 대관식임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성 에드워드 왕관 이모티콘

BUCKINGHAM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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