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에서 BBC와 깜짝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 운영 방식을 옹호했다.
제임스 클레이튼 BBC 북미지역 테크 리포터는 세계에서 2번째로 부유한 인물이기도 한 머스크 CEO를 만나 1시간가량 트위터 내 혐오 발언, 지난 미 대선 등 여러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알게 된 6가지에 대해 살펴봤다.
1. 머스크, ‘트위터 내 혐오 발언 급증’ 사실 아냐
우선 머스크 CEO는 자신의 인수 이후 트위터 내 혐오 발언이 급증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올해 초 일부 트위터 내부자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인수 이후 잇따른 정리해고 및 사내 정책 변화에 따라 트위터가 더 이상 온라인상의 모욕적인 언행(트롤링), 국가 주도의 가짜 뉴스 전파, 아동 성 착취 등으로부터 사용자들을 보호할 수 없는 상태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지난달 트위터는 “트위터를 더 안전하게 하고자” 한 달에 계정 40만 개를 삭제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머스크 CEO의 주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현재 부족한 2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머스크의 인수를 전후로 한 트위터 데이터 접근권과 머스크 CEO가 가짜 뉴스 및 혐오 발언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 헌법 1조로 인해 미국에선 혐오 발언에 관한 포괄적인 법정 정의가 없으며, 혐오 발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관대한 편이다.
2. 머스크, ‘바이든에 투표’
지난 2020년 대선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투표했으나, 머스크 CEO는 “난 그러지 않았다. 조 바이든 후보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력 선동을 이유로 2021년 트위터 계정 영구 정치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시켰는데, 인터뷰 도중 머스크 CEO는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3. 머스크, ‘트위터는 가짜 뉴스와의 전쟁에서 봇들을 퇴치하고 있어’
한편 머스크 CEO는 자신이 인수한 이후 봇(스팸 발송용 등으로 설계된 자동화된 계정)과의 전쟁을 펼친 덕에 트위터 내 가짜 뉴스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내 경험상 (트위터 내) 가짜 뉴스가 (내 인수 이후) 더 늘기보단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외부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온라인상의 가짜 뉴스를 추적하는 조직인 ‘뉴스가드’의 연구 및 유사 다른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인기 있는 계정들의 활동은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매우 증가했다.
일례로 머스크 CEO가 인수한 바로 그 다음 주에 트위터에서도 가장 인기 있으나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담은 계정들의 ‘좋아요’나 ‘리트윗’ 등 활동은 거의 6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BBC 또한 독립적으로 분석한 결과 과거 트위터에서 정지당했던 계정 1000여 개가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다시 복구됐으며, 이렇게 다시 활동을 재개한 계정 중 3분의 1 이상이 혐오 발언 혹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퍼뜨린 내용으로는 백신 관련 거짓 뉴스, 여성 및 LGBT 혐오 발언, 2020년 미 대선 결과 관련 음모론 등을 꼽을 수 있다.
4. 머스크, ‘틱톡 금지에 반대’
현재 미 당국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인 ‘틱톡’ 금지를 검토 중인 가운데 머스크 CEO는 자신이 틱톡을 사용하진 않지만, 틱톡을 퇴출하려는 그 어떠한 조치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틱톡의 모기업이 중국 기업이기에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공무원의 휴대전화에 틱톡 앱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머스크 CEO는 틱톡이 금지되면 사람들이 대신 트위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기에 트위터엔 좋을 수 있겠지만, “나는 보통 무언가에 대한 금지 자체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5. 머스크 ‘트위터 위해 63조원 거절할 수 있어’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440억달러(약 57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바 있다.
인터뷰 도중 머스크 CEO는 만약 누군가 440억달러에 지금 당장 트위터를 구매하겠다고 나서도 자신은 거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자신이 트위터를 매각한다면 “자신은 돈을 신경 쓰지 않기에” 상대가 얼마를 지불할 것인지 보단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사실일까.
그러나 우린 머스크 CEO가 과거 필사적으로 트위터 인수에서 손을 떼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머스크 CEO는 자신이 인수했을 때 트위터는 겨우 몇 달밖에 버티지 못할 상태였다며, 기업이 아닌 비영리 단체처럼 운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비용은 수익보다 더 많았다. 실제로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트위터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매출은 50억달러였으나 비용은 55억달러에 달했다.
사실 2012년 이후 트위터가 흑자로 돌아선 해는 단 2번뿐이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가 비로소 손익 분기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연한 일이다. 6500명이나 되는 직원을 해고하면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머스크 CEO는 계정 식별용으로 붙이는 “파란색 인증 배지” 등 매출 증가를 위한 방법 모색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머스크 CEO의 말처럼 트위터는 급격한 비용 절감 덕에 손익 분기점에 거의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계속 흑자를 유지할 수 있으며, 또 440억달러라는 값어치를 할지는 의문이다.
6. 머스크, ‘BBC 논란에서 물러설 것’
트위터는 지난주 BBC 주요 트위터 계정을 ‘정부 출연(government funded)’ 미디어로 분류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뷰 도중 머스크는 이를 ‘공공 출연(publicly funded)’ 미디어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인터뷰 이후 몇 시간 뒤 변경됐다.
BBC는 독립성을 강조하며 ‘정부 출연’이라는 표시에 반발했다. BBC의 운영 자금은 주로 영국 대중의 TV 수신료에서 나온다.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BBC가 자신을 스스로 묘사할 때 사용하는 똑같은 용어를 사용한다면 아마도 괜찮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BBC의 총수입 53억파운드(약 8조6700억원) 중 71%가 수신료였으며, 나머지는 광고 수입 및 보조금·로열티·임대수입 등 기타 활동으로 구성됐다.
또한 BBC는 ‘BBC 월드 서비스’ 운영을 위해 영국 정부로부터 매년 9000파운드 이상을 지원받고 있으나, ‘BBC 월드 서비스’는 영국 밖 시청자가 대부분이다.
보도: BBC 리얼리티 체크 팀, BBC 모니터링, 디어베일 조던 기자